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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며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단 방안까지 예고했지만 집값 상승세는 여전하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한 새 주택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춰 전셋값이 급등하며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오르며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지난주(0.28%)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와 동일한 0.0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0년 7월 넷째주 0.06%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2주 연속 최대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월 초부터 넉 달간 0.01~0.02%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11월 말부터 매주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과 입주물량 감소, 상대적 저평가 인식 등으로 매수심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거나 상대적 저평가된 구축 및 강남권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따.
실제 강남 4구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 평균 상승률보다 더 올랐다.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아 강남권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는 데다 재건축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0.11%)를 필두로 강동구(0.11%), 서초구(0.10%), 강남구(0.09%) 등 모두 0.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신고가도 속출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37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서초구 방배동 '삼호' 전용 116㎡도 최근 17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지난달 15일 49억원에 거래됐다.
인천(0.26%→0.27%)도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연수구(0.67%)는 송도신도시내 상승폭 낮았던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동구(0.35%)와 부평구(0.23%)도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상승세다.
경기(0.32%→0.37%) 역시 양주시(1.44%)와 고양시(1.10%), 의정부시(0.66%)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로써 수도권 전체의 주간 변동률은 지난주 0.23%에서 이번주 0.26%로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이번주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26%로, 전주(0.29%)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수도권은 3주 연속 0.23% 상승률을 유지한 가운데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0.13% 상승을 유지 중이다. 지방은 0.35%에서 0.30%로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수도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대 광역시는 0.42%에서 0.36%로 줄었고 세종도 1.81%에서 1.78%로 소폭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으로 인해 이주수요 있거나 교통·학군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단기 급등했던 일부 지역은 상승폭이 축소되고 매물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국토부 장관까지 바꾸면서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시장에 호재 요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공급량이 당장 많지도 않은데다 청약경쟁률이 여전히 고공행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이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