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3조 달성...'코로나19' 속 새 역사올 전망도 '맑음'... 4조원 달성 정조준'흑자전환' 앞둔 VS사업서 '새 기회''롤러블폰' 혁신, 분위기 반전 노리는 MC
  • LG전자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달성에 성공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전과 TV 등 지난해 LG전자 실적을 책임진 효자 사업들이 좋은 판매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사 설립 등으로 탄력을 받을 차량용 전장사업과 적자 폭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이 올해 LG전자 실적 성장을 판가름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시대를 연데 이어 올해도 코로나19가 촉발한 '집콕' 수요 효과로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63조 2638억 원, 영업이익은 3조 1918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밝혔다.

    LG전자의 호실적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거둔 의외의 결과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특히 위생 관리나 건강 관리를 위한 신가전 구매에 나서면서 가전업계가 연중 내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H&A사업부문에서만 22조 원이 넘는 매출액과 2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 QLED에 밀려 판매량 확대가 쉽지 않았던 올레드(OLED) TV도 지난해엔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실적 신기록에 큰 보탬이 됐다. 가전과 함께 소비자들이 새 TV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고 특히 올레드와 같은 고가의 대형 프리미엄 TV 판매가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TV사업을 맡고 있는 HE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전년도인 지난 2019년 HE사업에서 연간 7000억 원대 이익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엔 TV사업에서도 가전 못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 ▲ LG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품 이미지 ⓒLG전자
    지난해 이 같은 성과에 이어 올해 전망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전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가전과 TV 수요를 이끌어 가는 동시에 아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사업들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LG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3조 원대에 안착하는데서 더 나아가 적어도 3조 원 후반대에서 최대 4조 원까지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적자 사업인 자동차 전장(VS)부문과 모바일(MC) 부문의 실적 회복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흑자 전환 가능성과 더불어 고객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는 기회를 얻은 VS사업부문이 올해 LG전자 실적의 최대 변수이자 기대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VS사업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4000억 원 가까운 누적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하반기 들어서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지난해 VS사업부문은 연초 코로나19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중단 등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9년 말에만 해도 VS사업부문이 손실 폭을 점차 줄여가며 이듬해 흑자 전환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원년이 될 것으로 봤지만 상반기까지는 전방산업의 영향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 그나마 다시 적자폭 줄이기에 성공한 VS사업부문은 올해 세계 3위 전장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LG전자의 합작사 설립으로 새로운 기회까지 맞게 됐다. 합작사를 통해 전기차에 쓰이는 파워트레인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VS사업에서도 고객군을 넓혀갈 수 있는 방향으로 시너지를 꾀해 올해 흑자 전환을 가속화하고 실적 기반을 탄탄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늦어도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MC사업도 올해는 적자 폭을 대폭 줄이는 한편 세계 처음으로 선보이는 '롤러블폰'으로 기술 경쟁력을 뽐낼 수 있는 시기로 삼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도 약 2000억 원 가까이 적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이는 MC사업부문은 올해도 OEM 안정화 등 원가 절감 효과에 힘 입어 2000억 원 가량 적자를 더 줄일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날부터 나흘 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1'에서 LG전자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최초 적용한 롤러블폰의 성공적인 데뷔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롤러블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디스플레이가 기기 안쪽에 말려있다가 잡아 당겨지며 늘어나는 형식의 폼팩터 혁신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어 올 상반기 중에는 실제 제품 공개와 함께 본격 출시에 나서 침체됐던 스마트폰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