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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됐던 아파트 매수세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정부가 도심내 추가 공급대책을 예고했지만 재건축 진척 기대감이 높아진 강남권부터 전세난에 떠밀린 매매수요로 인해 외곽지역마저 들썩이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량은 5811건으로 전달(6313건)의 92%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한달남짓 남은 신고기한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 규제로 인해 한동안 관망세가 컸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해 8월 4976건으로 7월(1만640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며 '거래절벽' 현상을 보였다. 이후 9월 3764건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10월부터 서울집값 상승과 함께 회복하던 매매거래량은 4370건으로 소폭 오른후 11월 6313건으로 45% 가량 뛰었다. 12월 들어서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으면서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진척에 따른 강남4구 지역의 거래량 회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천구, 강북구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던 서울 외곽지역도 거래가 늘고 있다.
금천구의 경우 12월 거래량이 228건으로 나타나, 전월(117건) 거래량의 2배에 다다르고 있다. 강북구도 120건으로 전월(105건) 수준을 넘었다.
서초구 역시 330건으로, 전월(323건) 거래량보다 늘었다. 남은 신고일수를 감안하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372건)나 양천구(260건)도 전달보다 거래량이 늘었다.
새해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주 전보다 1.9포인트(p) 확대한 114.4를 기록해 6주째 '매도자 우위' 시장을 이어갔다. 최근 매수지수는 지난해 8월10일(116.3)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수요-공급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치보다 높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연립주택을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건수는 4316건으로 집계됐다. 이미 전달(4262건) 거래건수를 넘어선 수치로, 신고기한을 감안하면 지난 7월(7286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큰 상황이지만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 주요 도시까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결국 매수세가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출규제 때문에 잠시 주춤했지만 서울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강남 쪽도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지방의 집값이 급등하고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일부 매매 수요는 서울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