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공매도 금지 연장→폐지' 입장 선회 공매도 수익률, 빚투 개미의 39배 논문 영향 "1년 유예기간, 사회적 논의 후 존치 여부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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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반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공매도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인용해 제도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앞세워 폐지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의 순기능 대비 역기능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제도개선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22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는 1년간 연장돼야 한다"며 "이 기간동안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공매도 폐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매도 투자 수익률이 신용융자 투자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폐지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재무관리학회가 발간한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성과(저자 한양대 임은아 박사·전상경 경영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 30일부터 2019년 6월 28일까지 36개월 동안 신용거래량은 전체시장 거래량의 8.69%로 공매도 거래량(1.46%)보다 약 6배 많았다. 신용거래 금액(547조9270억4000만원, 전체의 7.93%)이 공매도 거래 금액(309조8132억8000만원, 4.48%)의 2배 수준이다.

    반면 공매도 거래 수익금은 신용거래 수익금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 수익금을 평균가와 보유기간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공매도 수익금은 약 9175억5000만원, 신용거래 수익금은 약 233억6000만원이다. 공매도 거래는 규모가 신용거래 금액의 절반 수준이지만, 일평균 수익은 약 12억5007만원으로 신용거래 일평균 수익(3182만원)보다 약 39배 많았다.

    정 대표는 "구체적 수익률 비교를 통해 국내 공매도 세력의 실체를 밝힌 최초의 논문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연구결과만 봐도 개인 투자자 손실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공매도 제도가 존재하는 한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폐지가 답"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투연 측은 공매도 제도 문제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금융당국 차원의 미적지근한 대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특히 공매도 재개 여부는 지난 3년간 또는 10년간의 공매도 수익률을 알아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의 통계자료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없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논문을 통해 공매도 금지 연장 필요성 마저 의미를 잃었다는 것이 한투연 측의 판단이다.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공매도의 부작용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주장으로, 정 대표는 '하락기에는 공매도의 거래금액비중이 높고, 상승기에 신용거래의 금액비중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라는 연구결과를 두고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미 공매도는 피해자만 양산하고 있으며, 폐지를 통해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곧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앞으로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국민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공매도 재개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의미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때문에 개인 공매도 접근성 강화 등의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한투연을 중심으로한 개인투자자 일부는 완전폐지로 기존보다 강력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