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70원대 재돌파… 美 금리 인하 기대감↓채권 전문가 60% "올해 첫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 전문가들 "불확실성 등 상황 지켜보고 2월에 금리 인하 전망"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성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성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계엄 정국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을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빅이벤트 일정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 이뤄진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본 뒤 2월에 금리를 인하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기 호조 따른 美 금리 속도 조절, 고환율 부담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대로 오르면서 한은의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1450원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연일 오름세를 보이면서 1470원대로 다시 급증했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2원 오른 1473.2원에 개장했다. 147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해 말(1472.5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특히 미국 당국은 이달 14일(현지시간) PPI(생산자물가지수), 15일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지표 모두 고용보고서보다 더욱 중요해 연준의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고용 지표에 이어 물가까지 높게 나올 경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15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트럼프 2기 출범 및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에만 약 155원 오르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이달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9 %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 속속 한은 1월 금리 동결 전망

    달러 강세와 미국의 경기 호조로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14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가운데 60%가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도 한은의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16일 회의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일시적으로 멈출 것”이라며 “1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보단 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전망을 업데이트하면서 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부진 등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를 고려하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지만, 1470원으로 올라선 환율로 인해 동결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며 “또한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3회 연속 금리를 인하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본 이후 2월쯤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달 초 1월 통화정책 방향 회의와 관련해 "아무것도, 어느 방향으로도 결정된 게 없다"며 "금통위 회의 3∼4일 전까지도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신년사에서도 이 총재는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