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협력사와 간담회 통해 P플랜 공식화예병태 사장 "HAAH와 계약서 문구 협상"회생계획안 제출하고 4월말까지 P플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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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가 P플랜으로 돌입하기로 하면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로의 매각이 유력해졌다. 대신 산업은행이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쌍용차는 지난 28일 예병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회사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고, 단기 법정관리 돌입을 공식화했다.

    예 사장은 이번 회의에서 비대위 측에 매각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며 P플랜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예 사장은 “마힌드라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돼 P플랜으로 가게 됐다”며 “HAAH오토모티브와 계약서 문구를 협상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P플랜은 정식 회생절차 개시 전 미리 회생계획안을 내고, 법원의 인가 직후 계획안에 따라 채무 조정, 신규 자금 수혈을 진행해 이른 시일 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하는 제도다.

    쌍용차는 다음달 사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4월 말까지 P플랜을 끝낸다는 목표다.

    P플랜 가동을 위해서는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쌍용차 부품 협력사들은 쌍용차의 도산을 막기 위해 P플랜과 어음 지급 유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350여개 중소 부품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작년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쌍용차는 협동회 비대위에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어음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은 지난해 1221일 기업 회생 신청 이전의 자재 대금이다.

    쌍용차는 빠른 정상화와 함께 12월과 1월에 납품한 대금의 절반은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협력사 관계자는 "2월부터는 주 단위로 납품대금을 결제한다고 한다"며 "HAAH와 계약한다니 P플랜에 동의하고, 부품을 계속 공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에 쏠린다.

    HAAH는 쌍용차에 2500억원을 신규 투입하는 대신 산업은행도 같은 금액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을 약속하면 HAAH로의 매각은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분위기"라며 "결국 산은의 의지에 쌍용차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만기 대출금을 갚지 못하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달 18일 쌍용차가 신청한 ARS 프로그램을 수용, 오는 2월 28일까지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했다.

    최근까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쌍용차,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는 4자 협의체를 운영하며 쌍용차 매각에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책임지지 않는 태도로 협상장을 떠나면서 결국 P플랜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