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신한·국민 적도원칙 가입…환경파괴에 금융지원 안함각 은행들 전담팀 신설, '탈 석탄 금융' 선언 잇따라정책금융기관, 녹색 특화 대출, 보증프로그램 가동
  • 은행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적도원칙'에 가입한 데 이어 최근 국민은행도 합류했다. 국책은행인 KBD산업은행도 가입해있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나 인권침해를 일으킬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세계 금융기관 간 약속이다.

    ESG를 고려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권은 초록빛으로 가득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 ESG 조직 강화…녹색 인프라PF 활발 

    KB금융은 사업비 5조원 규모의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끝으로 석탄 투자금융을 중단한다. 적도원칙 가입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와 공공개발 등에 대출 주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사에서 ESG 경영을 견인하는 위치에 있다. 2050년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탄소 배출 '제로' 목표로 삼고있다. 이를 위한 녹색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활발하다. 해운대구 연료전지 발전사업과 마곡 물재생센터 소화가스 열병합 발전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은 ESG금융 실현을 위한 조직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에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ESG경영 추진을 위한 ESG 기획세션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내달 이사회서 ESG경영위원회 신설을 최종 승인한다. 그룹의 ESG전략과 정책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와 은행 내 ESG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4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 목적의 신규 PF 대출과 채권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탄소중립선언과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ESG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한 셈이다. 

    농협금융은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주관으로 ESG전략협의회를 신설하고 실무 추진조직으로 ESG 추진단을 꾸린다.  
  • ◆ 녹색금융에 힘 싣는 정부

    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녹색금융' 추진과 맞닿아 있다. 금융위는 환경부 등과 공동으로 올해 중으로 ESG정보 공개 지침을 만들어 오는 2025년까지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환경부와 녹색분류 체계 등을 마련하면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이 녹색 특화 대출,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녹색기업에 낮은 금리와 보증료율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기후리스크를 금융업권별로 건전성 규제나 감독, 평가체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상반기 중에는 정책금융기관 녹색금융 협의체인 그린금융협의회를 출범한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ESG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정책금융의 역할 강화와 민간자금 유입 유도 등 녹색금융 활성화 추진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