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코스피 1%대 하락 사이 KRX증권지수 5.57% 빠져삼성증권·SK증권 11%대 추락…주요 증권사 주가도 눈에 띄는 급락세 증시 상승세 둔화·거래대금 감소 영향…투자자예탁금 9조원 이상 급감
  • 증시 활황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펼치던 증권주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거래대금 하락과 함께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상승 동력을 잃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3개 증권주로 만든 KRX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간(1월 11일~2월 10일) 5.57%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불과 1.51% 하락했다. 

    증권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삼성증권이다. 주가는 지난달 11일 4만5000원(종가 기준)에서 이달 10일 3만9750원으로 11.67% 추락했다. SK증권(-11.10%), 유안타증권(-8.75%), 교보증권(-8.63%), 한화투자증권(-8.33%), 유진투자증권(-8.07%), 키움증권(-7.41%) 등도 내렸다. 

    증권주의 하락은 최근 증시 상승세 둔화와 함께 거래대금이 하락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8132억원으로 전월(26조4778억원) 대비 6조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 11일 44조433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5.4% 하락했다. 

    지난 9일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65조2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74조4559억원까지 치솟은 뒤 20거래일 만에 9조2000억원 가량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거나 주식을 매각한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에 남은 대기자금으로 향후 주식에 투자될 가능성이 있는 돈으로 해석된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탁금은 한번 높아지면 다시 감소하기보다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5월부터 공매도 부분 재개를 결정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불안감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중 개인들의 매수 강도가 유지될 가능성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증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며 "지난 1월 예탁금 증가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가수요가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1월 강세장의 주체였던 개인 매수 강도가 유지되거나 그간 지수 방향성을 결정한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된다면 지수 레벨을 결정 짓는 주체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연초 이후 외국인의 수급은 중립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