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전셋값, 16주 연속 0.10% 이상 상승평균전셋값 6억 코앞…주요 지역 신고가 경신 잇따라대규모 정비사업에 이주 수요 예상, 전세난 심화 우려
  • 정부의 25번째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데다 대규모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예상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0% 올랐다. 전주(0.11%) 대비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지만, 지난해 10월 넷째주 이후 0.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성북구(0.16%)가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송파·관악·은평구(0.14%), 성동·강북·노원구(0.12%) 등의 전셋값이 강세를 이어갔다. 청약 및 공급대책 대기수요와 정비사업 이주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원을 넘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억 882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8월 5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조만간 6억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성북구 삼선동3가 삼선SK뷰 59㎡(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달 17일 보증금 6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84㎡ 역시 지난달 보증금 7억원에 신고가로 전세 계약서를 썼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84㎡가 이달 6일 보증금 14억 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2단지 84㎡도 지난 3일 보증금 1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10억원대에 진입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전셋값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전셋값이 치솟은 만큼 가격 조정에 불과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마포구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로 집주인들이 일단 한번 전세를 주면 4년 동안은 가격을 못 올린다고 생각해 제값을 다 받겠다는 심리가 강하다"며 "전세 물건이 없는 건 아닌데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부동산대책을 통해 대규모 정비사업을 예고하면서 서울지역 전세난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개발 등에 따라 향후 상당한 이주 수요가 예상되면서 결국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도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3월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78개 단지, 5만 2894가구다. 지난해에 비해 14.6% 줄어든 수준이다.

    더욱이 이 같은 전세난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은 이번 부동산대책에 포함되지 않아 전세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김동환 한국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지역의 높은 전세 수요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이번 부동산대책에는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며 "당장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알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시장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