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일부 호텔서 도입된 투고 서비스올 설 연휴에는 더 많은 업장으로 확대… 판매량 예상치 뛰어넘어먹거리 물가 상승에 수요↑… 향후 더 확대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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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특급호텔이 식음료 매출 증대를 위한 전략으로 내세운 '드라이브 스루', '투 고 메뉴'가 대부분 업장에서 올 설 연휴 높은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지난 8~14일 롯데호텔 서울 드라이브 스루 판매량이 200건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 대비 10%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명절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성했다"며 "랍스터 전, 깐풍 중새우 등 이색 명절 음식들로 선보인 메뉴들이 인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국내 특급호텔로는 최초로 지난해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한 롯데호텔 서울은 올해 설 연휴에도 13개 매뉴를 ‘설 스페셜 드라이브 스루’로 선보인 바 있다.

    설 대표 음식인 떡만두국, 갈비찜, 명품전(표고버섯, 새우, 육전)으로 구성된 2인 세트 메뉴(8만원)와 랍스터전(4만원)을 판매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역시 설 시즌 도시락 매출이 급증했다. 1층 그랜드 키친에서 판매중인 그랩앤고 도시락은 이번 설 명절 기간 4일 동안 일반 도시락보다 명절 음식을 담은 설 시즌 도시락이 약 3배 이상 판매됐으며, 이전 주 동기간 대비 약 2배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

    또한 이 중 약 80% 가량은 고객들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도시락을 픽업했다. 여기에 뷔페 인기메뉴를 테이크아웃용으로 판매하는 '홈다이닝투고'는 연휴기간 전 주 대비 약 3배 가량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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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컨티넨탈
    특히 올 설 명절에는 가족간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인해 가족들이 모이기 어려웠고 특히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른만큼 가격대가 저렴하지 않더라도 프리미엄급의 완제품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특급호텔의 명절 연휴 식음업장 수요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명절에 지출이 많은만큼 소비 심리가 움츠러 들고, 설 선물세트의 경우 프리미엄 수요를 노리긴 했지만 '김영란법' 등이 장애물이 됐다.

    하지만 명절 투고 메뉴 등의 경우 손이 많이 가는 명절음식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데다 외식이 꺼려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설 선물세트와는 목적 자체가 다른 만큼 투고 서비스는 그간 명절 호텔 식음업장 매출 비중에서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호텔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와는 완전히 다른 판매 카테고리"라며 "숙박이나 식음업장의 경우 명절 연휴 매출을 올리기 한계가 있었지만 새로운 매출 창구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 설 연휴 처음으로 투고 상품을 선보인 한화호텔앤리조트 플라자 호텔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수치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뷔페 레스토랑 운영 일 매출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보인 것이다.

    플라자 호텔은 셰프와 전국의 종가 종부들이 함께 구성한 명절 음식을 담아낸 투고 상품을 선보였다. 한우 사골 떡국과 LA갈비구이, 소고지 잡채, 갈비찜 등과 전, 나무, 참굴비구이 등을 전통 종가집의 레시피로 구성하였다. 가격은 6만8000원에서 35만원까지 다양하게 판매됐다.

    한화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일매출 기준 뷔페 레스토랑 운영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인건비 등이 대폭 축소되는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판매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명월관의 시그니처 메뉴인 ‘장향갈비’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설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특급 호텔 최초로 제조 공정 특허 등록을 한 장향갈비는 워커힐에서 자체 개발한 장향소스를 사용한 메뉴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량 집계는 어려우나, 명월관 포장이 전년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고객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해 워커힐의 각 식음료 업장에서 투고 메뉴를 마련했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워커힐호텔앤리조트
    ▲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이처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의 돌파구인 '투고' 서비스가 성과를 보이면서 호텔가에서 투고 서비스 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올해 설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이지 않아 음식을 하기도 모호하고, 한파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많이 높아져서 완제품 구입 수요가 더 높아진 것과 맞물려 호텔들의 관련 상품 판매량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니즈가 확인된 만큼 호텔가에서 더 다양한 관련 상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