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구역 조합 설립 인가, 타 구역도 총회 개최 등 분주재건축 기대감에 '매물 품귀'… "2~3일에 호가 1억씩"투자용 매수문의 여전… 호가 상승세 이어질 듯
  •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에 조합 설립총회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펼쳐져 있다. ⓒ연찬모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에 조합 설립총회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펼쳐져 있다. ⓒ연찬모 기자
    "조합설립 인가에 조합원들 모두 희망적인 분위기다. 재건축 기대감이 점차 형성되며 매물 대부분이 들어갔다. 호가가 2~3일에 1억씩 뛰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대표적인 강남 부촌으로 지목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재건축 바람이 거세다. 6개 정비구역 가운데 4구역(현대8차, 한양 3·4·6차)과 5구역(한양1·2차)이 잇따라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데 이어 나머지 구역에서도 조합 설립을 위한 작업이 분주하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압구정 일대 주요 단지에선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는 한편, 매맷값도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는 모습이다.

    26일 찾은 압구정 3구역(현대1∼7·10·13·14차, 대림빌라트) 재건축 단지에는 조합 설립총회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총 4065가구로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은 오는 28일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 후 다음달 초 강남구청에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4·5구역에 조합 설립 인가가 나면서 3구역에서도 조합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조합원들도 조합 설립 인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재건축까지 10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매물 대부분이 동이 났으며 전세를 낀 매물도 금방 팔려나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구역(신현대아파트 9·11·12차)은 지난 25일 조합 설립총회를 마친 상태다. 1구역(미성1·2차) 역시 조합 설립총회 일정을 조율 중이며, 6구역(한양5·7·차)은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동의율(75%)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조합 설립 움직임은 조합원 실거주 2년 의무 요건을 피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17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원이 2년 실거주를 해야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 ⓒ연찬모 기자
    ▲ ⓒ연찬모 기자
    때문에 아직까지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는 법 시행 전까지 조합 설립을 신청해야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다.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시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4구역의 경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설립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인 지난 10일, 5구역은 추진위 설립 약 3년 5개월 만인 지난 22일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4구역은 지난 23일 조합 설립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한 관계자는 "투자 목적이 강한 압구정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실소유주들에게 큰 부담이었던 만큼 이번에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구역에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구역에서도 실거주 의무뿐만 아니라 정비사업 일몰제 등을 우려해 각 추진위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이 설립됐어도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실질적인 재건축 진행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언론 등에서 말하는 기대감보다는 아직까지 우려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조합 설립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해당 단지들의 집값은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조합 설립 이후에는 매물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물을 거둬 들이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조합 설립 이후에는 10년 이상 소유,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 외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다.

    3구역 현대2차 196㎡(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5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신고가는 지난해 12월 21일 거래된 52억 7000만원으로 한 달도 되지 않아 2억원 이상 올랐다.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6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2구역 신현대12차 170㎡는 지난해 12월 42억원에 팔린데 이어 이달 2일 신고가인 45억원에 거래됐다. 182㎡는 지난달 57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인 직전 거래가(43억 5000만원)에 비해 14억원 높은 수준이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압구정 일대 매물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매물도 없지만 일주일 만에 호가가 수억원씩 뛰는 것을 보면 오히려 오늘 집값이 가장 싸다고 할 수 있다"며 "가격이 치솟은 만큼 실거주 목적의 매수문의도 줄어들긴 했지만, 투자용 매수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집주인들도 매물 희소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호가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2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0%로 전주(0.09%) 대비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