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마크호텔 이어 크라운 호텔도 매각 무산매출 직격탄 맞은 3·4성급 호텔에 특급호텔도 버티기 힘들어밀레니엄 힐튼 서울까지 매물로
  • ▲ ⓒ밀레니엄 힐튼 서울
    ▲ ⓒ밀레니엄 힐튼 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국내 호텔산업이 초토화 상태에 놓였다. 3·4성급 호텔의 경우 휴업에 들어가거나 영업을 종료한 곳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특급호텔까지 매물로 쏟아지고 있지만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일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에서 9월까지 국내 호텔업 객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7% 감소했다. 

    3·4성급 호텔의 매출 타격은 버틸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기간 3성급 호텔의 객실 매출이 68.9% 급감했고, 4성급 호텔 매출도 반토막 났다. 

    이미 지난해부터 3·4성급 호텔 매물이 쏟아지던 상황이다. 하나투어는 서울 명동에서 운영 중인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지난해 매각하려고 했지만 양해각서까지 체결한 상태에서 인수자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용산구의 3성급 크라운관광호텔 역시 매각이 무산됐다. 크라운호텔 측이 매각 의사를 접었다고 알려졌지만 매각가 등 세부적인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이 매각 무산의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크라운호텔의 매각 입찰에는 대형 건설사, 운용사, 시행사 등 10여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다. 우선 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올해 초 매각 완료할 계획이었다.

    크라운호텔 측은 2000억원대 중반의 가격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각가와 더불어 세부적인 매각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라운호텔 측은 앞서 코로나19 종식 후 2년 정도의 운영자금 등이 필요했으나 관련 자금 문제도 해결이 가능한 상황이 전개돼 결국 호텔 경영진은 자체 경영으로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특급호텔 등 많은 호텔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남 호텔과 은평구에 있는 스위스그랜드호텔 등은 지난해부터 시장에 나와있었다. 관광지인 명동의 경우 이미 90% 이상 호텔이 매물로 나와있다.

    하지만 당장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다 해도 선뜻 호텔사업에 뛰어드는 곳도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 매물은 쏟아지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수대상자를 찾더라도 호텔 영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미 이에 앞서 서울 강남에 위치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과 르 메르디앙 서울(옛 리츠칼튼 서울)은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웰스어드바이저와 함께 인수한 르 메르디앙 서울은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새롭게 운영될 예정이다.
  • ▲ 올해 영업을 종료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 올해 영업을 종료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여기에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까지 최근 매물로 나왔다. 예상 매각가격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매물이지만 호텔 영업 종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형 상업용 부동산인만큼 인수에 관심이 있는 곳들은 아마 주거단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이지 않을까 싶다"며 "업계는 호텔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있을지 회의적이다"라고 전했다.

    CDL호텔코리아(City Developments Limited Hotel Korea)는 현재 원매자와 최근 힐튼 서울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L은 힐튼 서울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 1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CDL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 산하 대우개발로부터 약 2600억원에 소유권을 넘겨 받아 23년 간 운영해왔다. 2008년 부동산 개발사인 강호AMC가 5800억원에 인수를 진행했지만 계약금 580억원을 낸 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거래가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