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목적 금융업 추가… 대기업 1호 유력M&A 후보군 확보, 신기술 개발사와 협력 '미래 성장'… 체질 개선 넘은 혁신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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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그룹의 새 성장동력 찾기에 한창이다.허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공식화하며 금융업 진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말 GS리테일과 TV홈쇼핑 합병에 이은 미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재계에선 체질 개선을 넘어 생존을 위한 혁신 신호탄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그룹 안팎에서는 '혁신 전도사'로 통하는 허 회장이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이 나왔다. CVC는 대기업이 벤처투자(지분인수)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개발된 기술을 자사의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향후 CVC를 설립하기 위해 사전에 정관을 변경해 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동안 금융과 산업간 상호 소유나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었다. 이에 일부 대기업은 일반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나 해외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CVC를 설립해왔다.하지만 지난해 말 일반 지주사의 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주사는 CVC를 완전 자회사 형태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올해 말부터 시행된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GS그룹의 지주사인 GS는 오는 29일 주주총회에 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이번 CVC 설립은 허 회장이 신사업 발굴 노력 필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접목해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다. 유망 기업을 발굴해 기술 도입을 우선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허 회장은 과거 GS홈쇼핑 대표 시절부터 벤처투자에 힘써왔다. 허 회장이 2019년 말 재계의 예상을 깨고 GS그룹 회장에 오른 배경에는 적극적 벤처투자를 통해 외부환경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5년엔 인터넷뱅크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금융업에 관심이 높다.허 회장은 연초 신년 메시지를 통해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런 그의 공격 행보는 그룹의 굵직굵직한 사업뿐만 아니라 사내 분위기까지 바꾸고 있다. 허 회장은 평소 "대형 함선이 방향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없듯 전통 대기업도 변화를 읽고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스타트업과 협력해 신기술과 경영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읽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GS그룹이 CVC를 운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M&A 후보군 확보와 신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와 협력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아울러 실력 있는 벤처기업을 곁에 두고 지켜보다 사업에 필요하다는 확신이 생기면 지분 투자를 하거나 인수를 한다.앞으로 전망은 밝다. 그룹의 지주사인 GS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7조7990억원, 1조732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실적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설립과 등을 통해 GS의 분기별 실적 변동성 축소는 가속화 될 것이다"며 "특히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석유화학 부문 확장, 민자 발전 계열사들의 외형 성장,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시너지 등을 통해 도약할 전망"이라고 했다.재계 관계자는 "벤처투자를 통해 기술 확보와 시장 진입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주사의 벤처 발굴 움직임은 해외까지 확대되는 추세로 딜로이트를 포함 글로벌 자문사를 통한 현지 기업의 정보 제공 및 업무를 지원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GS 측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CVC 보유가 허용됨에 따라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강력한 실천 의지가 반영됐다"면서 "GS는 혁신 기술과 사업 모델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