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발표지난해말 가계부채 1726조원 기록 고위험 자영업자 19.2만 가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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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말 기준 1726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GDP대비 가계, 기업대출 비율은 215.5%로 1년 전보다 18.4%나 상승했다. 작년 가계 소득이 쪼그라드는 가운데 빚만 늘어난 결과다. 

    특히 실물경제와 가계부채 증가 격차를 보이는 가계신용과 GDP의 갭은 5.9%p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부채와 실물경제 간 괴리 역시 9.2%p나 됐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사이 처분가능소득은 작년 4분기 0.2%p나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5.5%나 돼 전년동기대비 13.2%p 늘었다. 소득대비 채무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부실 위험 증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도 가능성이 큰 기업 대출은 전체 기업의 10%를 넘어섰다. 

    또 빚을 갚을 능력이 취약해 고위험가구로 분류된 자영업자 자구 역시 19만2000개로 집계됐다. 코로나 위험이 덜했던 지난해 3월(10만9000가구)과 비교하면 76%가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금융부채를 가진 자영업자 중 고위험가구의 비중은 3.6%에서 6.5%로 증가했다. 이들의 고위험 부채 규모는 같은 기간 38조7000억원에서 98.0% 증가한 76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매출 역시 전년대비 -4.7%였고, 대출은 17.3%가 늘어난 것으로 봤다. 

    한은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원금과 이자의 상환을 유예하지 않았다면 부채 규모와 비중이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고위험가구를 업종별로 분류하면, ▲도소매업 18.8%▲운수업(15.4%) ▲보건(5.4%) ▲개인서비스업(5.3%)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다른 업종이 42.8%를 차지했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매출 충격이 지속돼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빚 갚기 능력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리금 상황을 종료하더라도 유예된 원리금의 분할상환 등 보완책을 검토할 피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