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수에즈 운하 운항 차질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 등으로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2.62달러 하락(-4.28%)한 58.56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1.45달러 오른 6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2.46달러 내린 61.95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만에 반락한 WTI는 58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수에즈 운하 사고에 따른 원유 운송 차질과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 등을 주시했다.

    수에즈 운하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된 데 따른 운항 차질은 지속하는 상황이다. 컨테이너선 견인이 쉽지 않아 운항 정상화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하루 평균 2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운송이 중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의 핵심 수송로로,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이 운하를 통과한다. 해상 원유도 10%가 이곳을 통해 운반된다.

    다만 운송 차질이 결국 일시적인 변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유가는 전일 해당 소식에 따른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WTI는 전날 6% 가까이 급증한 바 있다.

    한편, 유럽 등 세계 각지의 코로나19 상황은 다시 악화한 데 따른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원유 소비 시장인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도 신규 확진이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BBC에 따르면 인도의 전일 하루 확진자는 4만7000명을 넘어 올 들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브라질에서는 총 사망자가 30만명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지역도 나타났다. 이는 경제 회복을 늦추면서 원유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산유국이 코로나19 위기의 재부상을 고려해 증산을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일부 외신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비회원 10개 산유국 모임)가 4월 초 회동에서 5월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를 내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 문제보다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스태드에너지의 브조나르 톤하우겐 연구원은 "만약 유럽이 코로나19 관련해서 더 나은 여건에 있다면 운송 차질 문제가 유가에 더 길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면서 "때문에 투자자들이 전일의 상승을 빠르게 되돌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