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체류 중인 신동빈-신동주 형제 신춘호 회장 조문에 불참할 듯신격호-신춘호 형제 결국 1년 두고 영면에 들며 생전 화해 못해지난해 신동원 부회장이 조문하며 화해 물꼬… 2세들의 과제로 넘겨져
  • ▲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신춘호 농심 회장.ⓒ각사
    ▲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신춘호 농심 회장.ⓒ각사
    신춘호 농심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반세기 가량 이어져 온 롯데-농심가(家) 갈등의 해소가 후손들의 과제도 넘어가게 됐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에 이어 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결국 생전에 화해하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별세 당시 신춘호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조문을 가면서 오랜 갈등 해소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조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롯데그룹도 애도를 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27일 농심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은 향년 92세로 이날 영면에 들었다. 그의 형인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지 약 1년여 만이다.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신춘호 회장의 빈소에 롯데그룹 오너일가가 방문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형인 신동주 SDJ코러페이션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로 귀국한다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 기간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조문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의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롯데그룹은 이에 따른 그룹 차원의 애도를 표하기 위해 조화를 보내는 방법 등을 고민 중이다. 

    사실 신격호 회장, 신춘호 회장 두 형제는 살아 생전 화해를 하지 못했다. 신춘호 회장은 1960년대 일본롯데에 이사로 근무하며 신격호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하면서 형제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갈등이 깊어지자 신춘호 회장은 1965년 아예 롯데공업을 차리며 롯데의 라면사업과 경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롯데’ 브랜드를 빼라는 신격호 회장의 요구에 아예 사명을 ‘농심’으로 바꾼 것이 오늘날 농심의 시작이었다. 두 형제는 그 이후 의절하고 단 한번도 마주하지 않았다. 신춘호 회장은 선친의 제사에도 불참했을 정도다.

    실제 이 갈등은 생존에 해소되지 못했다. 신춘호 회장은 지난해 신격호 회장의 별세 후에도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고령,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내내 빈소를 지켰던 만큼 롯데-농심의 관계 회복도 물꼬를 텄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간의 갈등이 결국 생전에 해소되는 못했지만 두 회사 모두 국내 대표 유통사와 식품사로 성장한 만큼 사촌간인 2세까지 갈등이 대물림 될 이유는 많지 않다”며 “이들이 선대의 못다 이룬 화해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