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 적자 전환…경쟁사 비해 턱없어 저조한 실적미국 지불하는 로열티 273억…영업손실에 2배 로열티로 지불 당면 과제는 '수익 개선'…사업구조 개편 없이 반등 쉽지 않아
  • ▲ ‘세븐일레븐’ 간판을 사용 중인 코리아세븐의 고심이 깊다.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 본사에 내는 로열티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아세븐
    ▲ ‘세븐일레븐’ 간판을 사용 중인 코리아세븐의 고심이 깊다.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 본사에 내는 로열티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 간판을 사용 중인 코리아세븐의 고심이 깊다.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 본사에 내는 로열티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리아세븐이 연간 적자를 낸 것은 2006년 한국에 진출해 편의점 사업으로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한 이후 약 15년 만이다.

    지난해 매출은 4조683억원으로 전년(4조577억원)과 비슷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임차료 면제 등 관련 비용이 늘고 고정비를 줄이지 못하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 금융서비스 부문 이익을 제외한 편의점 부문 영업손실은 139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로 편의점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경쟁사인 GS25와 CU의 수익성과 비교했을 때도 격차는 크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경우 지난해 2.8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CU 역시 동기간 2.62%의 영업이익률로 모두 2%대를 유지했다.

    반면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최근 10년간 3%대 이익률을 낸 해는 2011년(3.0%) 한 번에 그친다. 2014년부터 2019년 까지는 모두 1%대에 머물렀다. 그마저도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여파 등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경쟁사에 비해 특히 큰 폭으로 이익률이 떨어진 것 역시 관광상권 점포 비중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중 주택가 인근 점포 등은 근거리 쇼핑 수요 증가에 수혜를 입었으나 전통적인 고매출 상권인 대학가, 관광상권 등은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의 영향 특히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국내 관광지와 공항 등 전통적 강점이던 관광상권이 타격을 입었다. 이외에도 유흥상권, 대학가 등의 실적부진의 영향으로 저조한 연간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 ▲ ⓒ코리아세븐
    ▲ ⓒ코리아세븐
    문제는 국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 액수가 실적에 부담이 될 만큼 크다는 점이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 시점부터 현재까지 미국 7-Eleven, Inc.과 기술사용료 계약을 맺고 매출의 일부분을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계약상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초기 계약 당시에 순매출의 0.6%~1%였고, 현재는 순매출의 0.6%다.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이 로열티는 고스란히 적자의 쐐기를 박는 이유가 됐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미국 세븐일레븐에 로열티 비용으로 272억8200만원을 지불했다. 영업손실에 두배 가까이 되는 금액을 로열티로 지불한 것. 다르게 말하면 로열티가 아니었으면 코리아세븐은 영업 적자를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코리아세븐이 굳이 세븐일레븐 간판을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인 CU의 경우 2012년 일본의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며 독자노선을 택했지만 브랜드와 상관없이 편의점 업계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간판 교체에 막대한 돈이 든 것도 아니었다. CU는 당시 브랜드 교체와 관련해 500억원에서 600억원정도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일부 편의점 업계가 근거리 생활권 소비 확산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점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라며 “경쟁사 대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세븐일레븐의 경우 새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