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후유증 없다"… 전년比 흑자전환 전망1분기 영업익 4488억 전망,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치최고 수준 재무구조 바탕 '모빌리티-리사이클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도
  • ▲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 ⓒ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설비 사고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실적 본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영업이익은 10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연간 영업이익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현금창출능력 제고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신사업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 44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3분기 5036억원 이후 10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 2161억원보다는 107% 증가한 수준이며 전년동기(-859억원) 대비로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인 3조9959억원으로, 2019년 2분기 3조9475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3조2197억원에 비해 24.1%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 2조6822억원를 저점 이후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평이다.

    영업이익률(11.2%) 역시 2018년 3분기 11.8% 이후 10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화재 복구 이후 대산공장 재가동 효과와 북미 기습 한파로 스프레드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기초소재 부문은 1년 만에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대산공장 재가동에 따른 원가절감과 미국 텍사스 한파 여파로 스프레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대산 NCC(나프타분해시설) 대규모 폭발로 가동이 중단된 이후 올해 1분기에 풀가동했다. 미국 텍사스주 ECC(에탄분해시설)의 경우 30% 이상이 가동을 중단 또는 저울 가동 상태이며 PP(폴리프로필렌)는 50% 이상이 여전히 정상 가동을 못 하는 상황이다.

    첨단소재 부문은 성수기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스프레드 개선이 동시에 이뤄졌다. 주력 제품인 ABS(고부가 합성수지), PC(폴리카보네이트) 등의 판매가격 인상으로 평균 스프레드가 높아졌다.

    말레이시아 타이탄은 유럽 미국 및 아시아 PE(폴리에틸렌), PP 공급 부족에 따른 급등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LC USA의 경우 유럽 및 북미 지역 공급 부족으로 EG(에틸렌글리콜) 스프레드가 크게 개선됐다. 다만, 2월 미국 기습 한파로 해당 설비가 3주가량 가동이 중단되면서 150억원 규모의 기회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화학 시황은 미국 한파에 따른 대규모 공급 차질과 중국 춘절 이후 수요 회복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간 실적 역시 코로나19 시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추정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6조620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 12조2230억원보다 35.9% 개선된 실적이다. 종전 최대치는 2013년 16조438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조8269억원으로, 전년 3569억원에 비해 다섯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 1조9461억원 수준으로 회귀가 기대된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12.1%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석유화학 급상승 사이클 속에 대산 NCC 재가동 효과 덕분이다.

    이진명 연구원은 "올해는 시황 개선이 예상되고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시기"라며 "향후 공급 정상화와 증설 물량을 고려해도 지난해 피크 아웃으로 에틸렌 증설 부담이 완화되고 수요가 개선됨에 따라 업황의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중 한국과 중국 증설로 공급 부담 우려가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공급 부담은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점차 축소될 전망이며 경기 부양 관련 수요로 시황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 친환경 전략 추진 방향. 2030년 목표. 롯데케미칼 본사 기준. ⓒ롯데케미칼
    ▲ 친환경 전략 추진 방향. 2030년 목표. 롯데케미칼 본사 기준. ⓒ롯데케미칼
    특히 증권가에서는 향후 새롭게 제시될 성장 사업에 대한 비전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ESG 경영전략 'Green Promise 2030' 이니셔티브를 도입, 친환경 사업 방향성 설정 및 추진과제를 구체화했다.

    △친환경 사업 강화 △자원선순환 확대 △기후위기 대응 △그린 생태계 조성 등 4대 핵심과제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리사이클 소재 100만t 확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증가 없는 탄소 중립 성장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먼저 스페셜티 중 하나인 배터리 분리막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해 판매량 1만t, 매출액 180억원, 영업이익률 30% 수준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고성장 중인 전기차 사업의 밸류체인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룹 화학 BU 차원에서 모빌리티 TF를 운영하며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4000t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배터리 분리막의 경우 1분기 내 품질 향상을 위한 설비 보완을 실시,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올해 총 1만t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고, 2025년까지 이를 10만t까지 확대해 글로벌 점유율도 현재 10%에서 30%까지 높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룹 화학 BU 차원에서 밀고 있는 친환경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친환경 사업 매출 규모를 2030년까지 화학 BU 차원에서 6조원, 롯데케미칼에서 3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또 2030년까지 재활용 제품 판매를 현재 6만t에서 100만t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구체적으로 rPET(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한 PET)에서 36만t, ABS, PC, PP 등에서 26만t을 달성하고 나머지 28만t은 M&A, 전략적 제휴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 재사용 및 재활용, 폐수 재활용 등의 방식으로 환경 영향 물질 배출량을 2019년 수준의 50%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진 애널리스트는 "M&A 또는 재활용 플라스틱, 수소 산업 관련 소재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미래 사업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성장 모멘텀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신규 사업이 구체화할 경우 기업가치는 재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는 신사업 추진에 매우 유리하다.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최근 3~4년간 차입금과 부채 규모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개선 중이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1.3%이며 차입금의존도는 19.1%에 불과하다. 재무건전성이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최근 4년간 200%를 웃돌고 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조5223억원으로, 최근 3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창출되는 현금과 향후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대산NCC 보험금 수령 등을 감안하면 신사업을 추진할 충분한 실탄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연내 만기 도래 예정인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대응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