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734억… 전년比 167% 증가 전망매출액도 9개 분기 중 최대… 두 자릿수 이익률 기대모빌리티 드라이브-반도체 소재 재편 등 체질 개선 순항과중한 채무 부담 따른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악화는 과제
  •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SKC
    ▲ 서울 종로구 소재 SKC 본사. ⓒSKC
    2차전지용 동박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SKC가 1분기에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읍공장 증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생산거점 마련에도 착수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에 차질이 없다는 평이다.

    반도체 소재 부문과 화학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규모의 경제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의 일회성 비용 등 자금 소요가 예정된 가운데 재무구조가 다소 열위한 점이 리스크로 지적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SKC의 1분기 영업이익은 73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74억원을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580억원에 비해 26.4%, 전년동기 274억원에 비해서는 167%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최근 9개 분기 중 최고치인 7325억원을 달성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0.0%)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소재 부문에서 일부 비용 발생으로 전분기대비 감익이 예상되지만, 견조한 전방 수요와 미국 한파에 따른 공급 차질로 스프레드가 급등한 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다.

    신성장 사업인 모빌리티 소재 부문은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및 증설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이 선제 반영되면서 이익과 수익성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배터리 헤게모니 싸움 속 수급 타이트 현상으로 인해 증설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소재 자체의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SKC는 2차전지용 동박 부문은 풀가동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올 하반기 완공 후 내년 양산 계획으로 진행 중인 정읍공장 2만t 증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생산능력은 5만2000t으로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하면서 생산능력을 기존 계획 4만4000t에서 5만t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2차전지용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3만4000t의 세 배인 10만2000t으로 늘어난다.

    나아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유럽, 미국 지역을 대상으로 후속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다섯 배 이상 확대해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화학 부문은 견조한 글로벌 소비재 수요 및 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면서 외형 및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주력 제품은 PO(프로필렌 옥사이드)와 PG(프로필렌 글리콜)로 이뤄져 있다. PO의 경우 4분기 t당 2477달러에서 1분기 2794달러로 상승했다. 단순 스프레드도 전분기에 비해 12.6% 상승한 t당 1765달러를 기록했다.

    PG는 코로나19 관련 위생용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화장품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보습제 원료인 PG의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

    박한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외 경쟁사의 미국 한파 피해 여파에 더해 전방 산업인 자동차, 가전 쪽 수요도 견조한 것으로 파악돼 우호적인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며 "현 흐름대로라면 상반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도체 소재 부문은 전방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요가 개선되고 있고, 주요 고객사 증산에 따른 세라믹 파츠 수요 증가 및 CMP 패드 신공장 가동 효과와 판매 증가로 이익 확대가 기대된다.

    동시에 솔믹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사업 통합도 앞두고 있다. 텔레시스(소재)+솔믹스+SKC(CMP 패드, 현물출자) 가 하나로 통합돼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한다. 반도체 시황 자체가 우호적인 만큼 동박에 더해 성장성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이밖에 인더스트리 소재 부문은 연초 IT 신모델 출시에 따른 수요 개선이 발생하고, 친환경·스페셜티 비중이 커지면서 믹스 개선 지속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3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1907억원에 비해 62.7%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다. 매출액도 3조1658억원으로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률 역시 9.67%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 SK넥실리스 정읍공장. ⓒSKC
    ▲ SK넥실리스 정읍공장. ⓒSKC
    다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동박 중심 성장과 반도체 사업 통합 등 일회성 비용 발생 요인들이 남아 있는 가운데 열위한 재무건전성이 지적된다.

    지난해 말 부채 규모는 3조4912억원으로, 2016년 2조49억원 이후 4년 연속 늘어났다. 전년 2조2466억원에 비해서는 55.4%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전년 130%에서 182%로 높아졌다.

    차입금은 2017년 9739억원에서 지난해 2조861억원으로 가파르게 불어났다. 전년 1조3208억원에 비해서는 57.9%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76.5%에서 108%로 악화됐다. 자연스럽게 이자비용도 불어났다. 2016년 430억원에서 지난해 874억원으로 4년 만에 곱절이 됐다.

    유동성도 우려된다. 유동비율이 최근 6년새 최저치인 71.9%에 불과한 데다 단기차입금 비중은 29.0%로 최근 3년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6년간 평균 유동비율은 82.2%로, 이 역시 열위한 수준이며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비중은 평균 26.3%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정읍 5·6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 투자, CMP 패드 설비 등 경상적 투자 등에 따른 자금 소요로 현금흐름상 다소간의 부족 자금이 발생할 전망"이라면서 "이에 자체적인 현금흐름에 기반한 차입금 감축 가능성은 제한적인 수준이며 다소 높은 차입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모빌리티 부문의 실적 향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 등으로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SKC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 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박사업은 국내외 증설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신규 그린 모빌리티 소재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한 탐색을 지속한다.

    화학과 인더스트리 소재 사업은 ESG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로 변화를 모색한다.

    인더스트리 소재 사업은 하이테크 IT 및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화학사업은 식음료나 의약품은 물론, 개인위생 소재 비중을 대폭 늘려 화학 업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완재 SKC 사장은 "글로벌 수준 이상으로 거버넌스를 혁신하고 SKC의 아이덴티티를 바꾸겠다"며 "퍼스트 딥체인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한 세컨드 딥체인지에 도전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