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작년 동산담보대출 4858억, 전년 比 99%↑하나은행 1위 쟁탈, 국민>신한>농협>우리은행 順기업 자금수요 확대·정부 동산담보대출 독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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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로 한계에 봉착한 은행권이 동산담보대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동산담보대출 강자로 불리는 국민은행이 하나은행에 간발의 차로 1위를 내줬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4857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2445억원에 비해 1년새 98.67%(2412억6100만원)나 늘어난 것이다.

    동산금융은 케이블카, 크레인, 원자재 등 기업의 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이른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736억3700만원(92.5% 증가)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1731억6400만원(89.9%), 신한은행 1007억9700만원(178.9%), 농협은행 231억8100만원(6.9%), 우리은행 149억8300만원(183.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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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이 513조1380억원에서 571조3624억원으로 11.3% 늘어난 점에 비하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아직 전체 기업 대출의 0.08%로 미미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이 1년새 두 배 가량 확대된데는 금융당국의 동산담보 활성화 정책과 부동산 대출 규제, 코로나19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2018년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특히 시중은행 중 지난해 동산담보대출 실적 1위를 차지한 하나은행은 지난해 동산담보대출 증대를 제1목표로 설정한 결실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3년 간 지적재산권, 동산 담보 대출 등 혁신 기업 금융지원에 20조원 공급을 목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위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하반기 은행권 기술금융 실적 평가(2019년)’서 대형은행 그룹 가운데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동산담보대출에 IT기술을 적용한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대출 부실률(고정이하여신 비율)을 급격히 줄였다. KT와 협약을 맺고 담보의 위치와 상태를 추적해 담보가치의 훼손과 부실을 막는 식이다. 

    정부도 은행권의 동산담보 활성화를 위해 일괄담보제도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괄담보제는 기업이 가진 채권‧지식재산권 등 여러 유형의 자산을 하나로 묶어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다.

    또 법인 외에 상호가 등기되지 않은 자영업자의 동산담보 활용을 허용하고 담보권 존속기한(현재 5년)을 폐지하는 등 동산담보법 개정이 한창이다. 금융위와 법무부 등 부처 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기업들 사이에서 동산담보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도 동산담보대출을 장려하는 만큼 시장 규모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