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행 교수, 환아 상태에 따른 처방법 달라… 불균형 회복이 원칙
  • ▲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성조숙증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시기가 중요한 질환이다. 여아 8세, 남아 9세 이전에는 생식샘자극호르몬 유사체(GnRH agonist) 치료가 권고되지만, 그 이후로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의 적합한 시기는 대략적인 성장 수준이 정해지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여자아이는 가슴멍울이 잡히기 전, 남자아이는 음모가 발달하기 전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슴멍울이나 음모발생이 없으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기 힘들어서 현실적 지표로는 가슴멍울 혹은 음모 발생 직후가 적합하다. 

    여자아이는 가슴멍울이 잡힌 이후 15~25cm 정도, 초경 이후 2~3년간 5~7cm 정도 성장하고, 남자아이는 음모가 발달한 이후 25~30cm 정도, 음모가 성인처럼 퍼진 후에는 8~10cm 정도 성장한다.

    이 교수는 “외견상 어떤 의심스러운 증후가 나타나면 빠른 진료와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며 “일반적 생식샘자극호르몬 유사체(GnRH agonist) 치료는 비용도 적고 안전한 치료이긴 하지만 여아 만 8세, 남아 만 9세 이후에 사용할 경우 추가적인 성장 효과는 매우 적다”고 말하며 

    그는 “여아 8세나 남아 9세 이후에 성숙 지표가 나타난 정상군에서는 한방치료가 성숙을 늦추면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한방병원의 성조숙증 치료법은 환아의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한약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마다 열감이 있고 잘 때 땀이 나며 손발이 화끈거리는 경우 아이의 신장이 허약하다고 판단해 자음강화탕, 지백지황환 계열의 한약을 사용한다. 

    짜증이 많고 답답하고 한숨을 잘 쉬는 아이의 경우는 간의 순환이 잘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소요산, 용담사간탕 계열의 한약을 사용한다. 

    비만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유발된 경우라고 판단한 아이에는 비만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태음조위탕, 육군자탕 계열의 한약을 사용한다. 

    이 교수는 “성조숙증에 사용하는 한약은 살을 빼고 키가 크는 것에 대한 단순한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몸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한약을 통해 빨라진 성장이나 성숙을 천천히 진행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아의 신장이 허약한지, 간의 순환이 안 되는지, 비만으로 인한 것인지 각 아이의 상태를 구분해 그에 맞는 한약을 적용한다”며 “환아의 몸에 가급적 부담이 적은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조숙증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에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육류는 지방을 뺀 살코기 위주로 먹고 껍질과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고 홍삼, 녹용, 복분자, 석류 등의 보신 식품과 된장, 청국장, 두부 등의 콩류, 칡, 결명자, 황기, 감초 등과 같은 콩과 식물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비만인 아이의 경우에는 장어, 메기, 생선의 알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품과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 등 당분이 많은 식품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