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이용배 투입 성과3년 연속 수천억대 적자에서 탈피매각설 완전 불식… 성장-수익 두마리 토끼 잡아
  • '2017년 -462억원, 2018년 -3080억원, 2019년 -3556억원.' 

    최근 3년간 순손실을 기록하던 현대로템이 지난해 224억원의 흑자기업으로 환골탈태한 비결은 무엇일까. 

    부진의 시작은 전체 매출의 55%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철도에서 비롯됐다.

    국내외 프로젝트 설계 변경, 공기 지연 등에 따른 추가적인 원가부담은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수천억대 적자가 계속되자 급기야 매각설까지 불거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비수익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가 가능한 사업끼리 묶는 사업재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로템은 단골로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반전을 이루자 매각설은 이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현대차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취급을 받던 현대로템은 지난해 당시 현대차증권 사장이었던 이용배 사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손에 꼽히는 '재무통'인 이 사장은 곧바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고 1년여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종속회사인 그린에어 지분을 812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현대모비스에 의왕연구소 내 부지와 건물을 878억원에 넘겼다.

    기존 부동산의 가격 재평가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 363%에 달했던 부채 비율도 211%까지 낮췄다.

    아울러 조직 통폐합과 인력 슬림화, 비용 절감 등 여러 자구노력도 동시에 진행했다. 38개실로 구성됐던 조직을 28개실로 축소하고 임원 숫자도 20% 줄였다. 비상경영체제 전환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던 밑거름이 됐다.

    이러한 자구노력에 힘입어 매 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철도, 방산, 플랜트 등 주력 사업군 모두 영업익을 기록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7853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올랐다. 영업이익은 -2799억원에서 821억원으로, 순이익 -3556억원에서 224억원으로 전환했다. 
  • 취임 2년 차를 맞는 이용배호(號)의 올해 전망은 더욱 밝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우수한 사업경쟁력에 기반해 연간 3조원 내외의 신규 수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철도와 방산부문의 납품확대에 따라 중단기 양호한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양호한 영업수익성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은 2019년까지 플랜트부문의 영업 적자가 이어졌으며, 철도부문 또한 국내외 다수 프로젝트의 공정지연과 채산성이 저조한 프로젝트의 매출인식 등으로 2018~2019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2020년 들어 저수익 프로젝트의 실적비중이 감소하고 채산성이 양호한 방산부문의 실적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며 "고정비부담 완화와 수익성이 양호한 방산부문의 실적 확대, 플랜트사업의 실적비중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로템은 철도, 방산, 플랜트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수소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주력 사업인 철도 부분에서 수소전기열차 수요에 대응해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소전기트램은 현대차에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현대로템이 개발한 트램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최 연구원은 "자산매각과 전환사채의 자본전환 등 재무개선안 이행을 통해 대규모 자본확충과 차입금 감축이 이루어짐에 따라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수익성 제고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가 확대됐으며, 영업창출 현금흐름으로 경상적인 자금소요에 원활한 대응이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재무안정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