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트렌드 속 온라인 패션 플랫폼 성장작년 시장 규모 3조원 달해… 대기업과 맞손·투자 늘려"본격 경쟁 올해, 패권 경쟁 심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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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이 새 판짜기에 들어갔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기업과 손을 잡거나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신세계그룹, 카카오 품에 안긴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와 지그재그(크로키닷컴)가 업계 1위 무신사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이 최근 카카오에 인수됐다. 7월1일 출범하는 합병 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 대표는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가 맡게 된다.
크로키닷컴이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는 4000곳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서 제공한다. 회원수는 약 2000만명에 달한다. 패션 플랫폼 성장세를 타고 지그재그 매출은 지난해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지그재그는 이번 합병을 통해 카카오의 기술력·사업 역량 등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추고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패션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그재그뿐 아니라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W컨셉도 이달 2650억원에 신세계에 인수됐다. W컨셉은 2008년 10월 설립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다른 쇼핑몰에서 찾을 수 없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해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회원수는 약 5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도 716억원으로 전년 보다 36.3% 신장했다.
W컨셉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신세계가 갖춘 물류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입점 브랜드를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채널에도 들이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 중으로 알려진다. -
이처럼 패션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증가했다. 지그재그(7500억원), 에이블리(3800억원), W컨셉(3000억원), 브랜디(3000억원) 등 지난해 거래액만 3조원이 넘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그재그, 무신사, 브랜디, W컨셉 등 주요 플랫폼 간 패션 플랫폼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면서 "특히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대기업에 인수된 지그재그와 W컨셉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무신사도 1위 지위 수성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51% 증가한 331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무신사 입점 브랜드는 6000개를 넘어섰고 올해 회원수도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해 현재 840만여명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로 최근엔 지난달 벤처캐피탈(VC)인 세콰이어캐피탈과 IMM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 11월 2000억원 이은 추가 투자다. 이번 투자로 무신사는 2조5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한 여성복·명품·화장품·골프웨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밖으로는 신생 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 현재 무신사가 차지하는 규모는 아직 작기 때문에 올해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입점 브랜드 지원을 강화하고, 신규 카테고리 확대와 플랫폼 기능 확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 작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