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난해 4조 이상 매출 달성... 시장 지배력 내수에 국한 꼬리표 여전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올해 1조원 글로벌 투자... 래디쉬·타파스미디어 등 인수·합병추진 사업에 비해 부족한 실탄...카카오엔터 출범 이후 현금성자산 2000억 수준
  • 카카오가 지난해 급성장한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겨냥한다. ‘내수용’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 한편에는, 자금 조달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으로 신설된 콘텐츠 전문 기업이다. 

    웹툰·웹소설의 원천스토리 지식재산권(IP)부터 음악·영상·디지털·공연 등의 콘텐츠 기획 제작까지 대부분의 장르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상장에 앞서 올해만 국내외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가 언급한 투자 계획에는 이미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건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11월 타파스미디어 보유 지분을 40.4%까지 확대했으며, 이달 중으로 경영권 확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타파스미디어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월 이용자 수(MAU)는 300만명이 넘는다. 또한 8만여 종의 작품과 원천 IP 80개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타파스미디어 인수를 통해 북미 웹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래디쉬에 322억원을 투자해 12% 지분을 확보한 카카오는 4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래디쉬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매출 기준 5위권 업체로 지난해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22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금 조달은 변수다.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기업평가가 추산한 카카오엔터의 현금성 자산은 2020년 기준 1944억원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경영권을 두고 네이버와 경쟁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외부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최근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받은 것 역시 외부자금 조달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카카오엔터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결정하면서 “외형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지분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2022년 상장을 앞두고 외연 확장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자금 조달이란 변수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카카오엔터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검증된 IP 확보를 바탕으로 OSMU(One-Source-Multi-Use)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기 때문.

    박지원·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검증된 인기 웹툰·웹소설 IP를 자체 프로덕션 팀을 통해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고 이를 다시 카카오톡 내 사용자의 특성을 타겟팅한 맞춤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효율적인 의사결정 및 방대한 데이터 확보 등의 합병 시너지로 글로벌 콘텐츠 업계 내에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