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임박"현대로템 철도부문 매각설… 하루 지나 부인현대제철 수익성 위주 재편… 컬러강판·단조 선제 정리현대엔지니어링 IPO 박차
  • 현대자동차그룹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업황 부진에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군살 빼기에 나서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방산·플랜트·철도사업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의 분리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현대로템을 분할한 뒤, 철도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독일 제조업체인 지멘스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의 최대 주주는 현대차로 지분 33.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로템 지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측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으로 매각 관련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하루뒤인 21일 공시를 통해 매각추진을 부인했다.

    다만 군살을 뺄 곳은 과감하게 빼고 튼튼하게 강화해야 할 곳은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게 현대차그룹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대로템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철도 부문의 매각이 나온 배경으로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2018년 417억원, 2019년 2595억원, 2020년 116억원으로 3년 누적 적자 규모만 3000억원이 넘는다. 

    로템의 철도 사업부문만 떼어내면 방산 및 플랜트 사업은 다른 계열사와 합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룹의 또다른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인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강화를 위한 선제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들어갔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철강 산업의 시황이 좋지 않아 저수익 제품에 대해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재편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수익성이 낮은 컬러강판 사업은 손을 뗐고 단조사업부문은 분사시켰다. 당진제철소 전기로 박판열연 공장에 대한 가동 중단 및 매각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중국법인을 통합하는 등 해외법인 개편 작업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비수익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련의 과정은 묵은 과제인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닿아있다.

    현대차그룹의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기업가치가 10조원으로 예상되는 데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분할·합병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승계, 미래 가치 제고, 순환출자 및 일감 몰아주기를 해결할 시기가 임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