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종가 기준 3220.70으로 3개월 만에 전고점 돌파수출 회복세와 기업 실적 기대감, 원화 강세가 외국인 순매수 견인강세장 이어질 전망…환율, 연준 통화정책 변화, 공매도 등 변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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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환율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변화, 공매도 일부 재개 등 주요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86포인트(0.68%) 오른 3220.70에 마감했다. 다만 전날 뉴욕 증시 약세 영향으로 21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전일 대비 1.10% 하락한 3181.8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가 전고점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 덕분이다. 최근 수출 회복세와 기업 실적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의 신흥국 자금 유입 속도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강력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코스피에서 11조원 넘게 판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3조14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3조7214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7048억원 순매수한 것과 비교된다.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이날에도 외국인은 328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증시로 발길을 돌린 데에는 금리 안정화와 달러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이후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정책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최근 들어 금리 안정화로 시장 변동성은 감소됐다.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에 증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40조원을 넘어섰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국내 수출이 역대 월 수출액 3위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경제적 펀더멘털도 견조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 덕분이다. 지난달 말 1130원선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20일 종가 기준 1112.3원까지 떨어졌다. 원화 강세 시 투자수익 외 향후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의 회복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힘입어 수출 개선세와 코스피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도 진행 중"이라며 "경제 여건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지고, 좀더 명확히 경제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추가적 상승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두드러졌던 과열 신호가 사라졌는데, 3개월동안 횡보를 거듭하면서 상하진폭이 한층 낮아졌고 상대적인 가격 부담이 이제 매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 "지난 1월보다 부담은 완화됐고 기대감은 한층 고양된 상태로, 상승 잠재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가 이틀째 조정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독주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본격적인 실적시즌을 앞두고 매크로 변수 안정과 함께 이익 기대가 지속 상향 중이라는 점에서 잠시 쉬더라도 추가 상승 기대 자체는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려면 달러 약세-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우선 일시적이지만 4월 배당 시즌에 따른 외국인의 역송금의 영향으로 원·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이번 시즌 코스피200 종목 현금배당액은 결산기준 3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할 전망이다. 이 중 외국인이 받는 현금배당액은 1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금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4~5월 원·달러가 평균적으로 전월비 상승했다"면서 "(올해 외국인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일평균 외환시장 원·달러 거래액의 134.4% 수준으로, 외국인이 일시에 역송금 시 원·달러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과열될 경우 연준의 정책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연준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음에도 지난달까지 채권시장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한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1분기 기업실적 발표치와 4월 말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변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5월 3일 공매도 부분 재개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공매도 재개를 경계하는 가운데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되면서 3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