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액 2.9조-영업익 1331억원계절적 비수기로 전기차 배터리-ESS '주춤'"전기차 배터리 연간 흑자전환… 중대형-원형 공급 증가 기대"
  • ▲ 삼성SDI. ⓒ권창회 기자
    ▲ 삼성SDI. ⓒ권창회 기자
    삼성SDI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나아가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ESS로의 공급이 늘고, 반도체·OLED 소재 수요가 확대되면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전지 사업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SDI는 2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2조9632억원, 영업이익 1331억원의 1분기 영업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역대 1분기 매출 중 최대치다.

    전분기에 비해 매출액(-8.86%)과 영업이익(-45.9%)은 모두 줄어들면서 최근 4개 분기 동안 이어지던 개선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 23.9%, 영업이익 146% 각각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성장세는 유지됐다.

    에너지 부문 매출은 2조38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2.9% 증가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9.2% 감소했다.

    전분기에 비해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용 전지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고, ESS도 국내 REC 가중치 일몰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

    소형 전지의 경우 원형 전지는 무선 전동공구向 판매 증가로 전분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으나, 파우치 전지는 해외 고객사向 판매 약세로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762억원으로 전년대비 4.3% 감소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7.4% 줄어들었다. 전분기대비 반도체 소재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며 편광필름도 대형 TV 수요 호조 속 전분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으나, OLED 소재는 계열적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SDI는 2분기에 전 사업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중대형 전지는 1분기에 비해 판매가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자동차용 전지는 유럽 판매가 늘고 ESS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 전지는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제품 시장으로 나눠 고객사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삼원계 양극재 배터리와 비교해 비용은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 면에서 밀리는 하이(High) 망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손미카엘 중대형 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고 원가는 낮추면서 급속충전 등 차별화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하이 망간을 비롯한 코발트 프리 양극재와 저원가 음극재를 연구해 적정한 성능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 ▲ 삼성SDI 천안사업장. ⓒ연합뉴스
    ▲ 삼성SDI 천안사업장. ⓒ연합뉴스
    올해 자동차용 전지사업의 흑자전환 목표가 차질없이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태 상무는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이산화탄소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전기차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아직 반도체 수급 이슈가 당사의 자동차용 전지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부터는 주요 고객사로 공급이 늘고 하반기에는 매출이 상반기보다 크게 증가한다"며 "연간 흑자전환 목표도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형 전지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등 여러 고객사와 전기차용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올해 양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유진 삼성SDI 소형전지 마케팅부장은 "원형 배터리 전체 사업 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프로젝트 매출 비중이 올해는 한 자릿수, 내년에는 두 자릿수로 늘어나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모빌리티, 청소기 판매도 증가할 전망이다. 파우치 전지는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 중심으로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송유진 부장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부족 우려에도 파우치 전지 영향은 없다"며 "2분기 보급형 3분기 전략 스마트폰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원형 배터리 시장 수요가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원형 전지 고객이 작년 재고를 줄였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전기차용 수요까지 더해지며 수급이 타이트해진 만큼 생산량을 늘리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전자재료는 1분기에 비해 견조한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편광필름과 OLED 소재는 수요 확대로 판매 증가가 예상되고, 반도체 소재 역시 주요 고객의 웨이퍼 투입량 증가로 판매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광성 삼성SDI 전자재료 전략마케팅 상무는 "웨이퍼 투입량이 전년대비 7% 증가했다. 고객사 성장으로 삼성SDI 사업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편광필름 실적은 전년과 비슷하고 OLED 소재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테슬라에 이어 최근 폭스바겐까지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내재화' 추세와 관련, "상당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크게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윤태 상무는 "내재화 계획을 밝히는 업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기술 개발과 양산 역량, 경험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OEM의 배터리 내재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전기차 규모를 키우는 OEM 업체 입장에서는 내재화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량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지업체들과의 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