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백모화’ 모델 구축… 치료제 개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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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과 미국 하버드 의대 공동연구팀이 인체 모낭 조직의 색소줄기세포를 이용한 백모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백모화는 노화나 스트레스, 유전 등이 원인으로 흰머리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그동안 염색 외 치료 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백모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확인됐다.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이영인 교수는 세계적 석학인 미국 하버드의대 데이비드 피셔(David E. Fisher)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실험피부학(Experimental Derm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나이가 들수록 멜라닌 줄기세포의 수가 줄어들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백모화가 진행된다. 주로 30~40대에 발생하지만, 유전이나 생활 환경, 스트레스 등으로 10~20대부터 나타나기도 한다.지금까지 염색으로 가리는 법 이외에는 흰머리를 치료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모델에서 색소줄기세포의 생물학적 역할과 백모화 기전을 연구하고 있지만, 유용한 인체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이에 연구팀은 인체 두피 조직에서 분리된 다수의 모낭에 ▲이온화방사선, ▲과산화수소 ▲노르아드레날린을 포함한 특정 스트레스 신호 매개체를 노출해 모낭 돌출부의 이소성 색소 침착을 측정했다.비정상적인 멜라닌 줄기세포의 분화를 관찰하기 위해 생체 외 인체 모낭을 이온화방사선과 과산화수소에 노출했다. 그 결과, 노출된 모낭의 돌출부 부분에서 이소성 색소 침착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보였다.또 인체 모낭에 급성 스트레스 시 교감 뉴런에서 방출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노출했다.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모낭의 팽대부에 이소성 색소 침착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이주희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인체 모낭 조직에서 백모화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며 “색소줄기세포의 비정상적인 분화의 초기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마커의 규명은 백모화는 물론 다양한 색소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