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종근당 모두 허가 실패… 상위사 고배 '충격'대웅·신풍·부광 등 약물재창출 방식 임상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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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탄생의 기대가 더 미뤄졌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 불허됐다.

    이는 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이 허가 절차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두번째로, 신약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의 잇따른 실패라는 점에서 업계의 충격도 크다.

    두 약물간 차이점은 있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은 췌장염 치료제로 쓰이던 의약품을 약물재창출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반면 GC녹십자의 코로나19 치료제는 혈장치료제로 국내서 유일하게 임상에 들어갔고, 허가 전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통해 의료현장에서 일부 투약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두 약물 모두 임상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뚜렷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조건부 허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종근당은 예정했던대로 코로나19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GC녹십자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품목허가를 통해 약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유효한 접근법"이라면서도 "품목허가를 위한 당면 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며 추후 임상 진행 여부에 대한 말을 아꼈다.

    ◆ 쏟아졌던 약물재창출 방식 임상진행… 어디까지 왔나

    그렇다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를 승인받을 곳은 어딜까.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는 일찍이 개발에 들어간 대웅제약을 비롯해 현재 임상 2상 단계인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이 꼽힌다.

    이들 모두 종근당과 같은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임상 2·3상을 동시에 진행한다. 하지만 임상 2a상 중간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경험이 있고, 약 1000여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진행인 만큼 빠른 시일내 결과를 얻긴 어려울 전망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사실상 완료했다. 지난달 신풍제약은 국내 임상 2상과 관련해 마지막 임상시험 대상자의 추적 관찰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조건부 허가 신청에 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와 관련한 임상 2상을 진행하면서 최근 환자수를 늘렸다. 임상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상 2상의 인원은 기존 40명에서 80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현재 진행 중인 치료제 개발도 임상 2상의 진행이 더뎌지면서 2호 치료제 허가가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국내 환경은 제한된 상황에서 기대감만 높아져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조급함 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