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롯데-신세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얼마나 배팅했나2. 재무부담 최소화 위한 컨소시엄 동맹구 구성 여부도3. 오프라인 유통사의 오픈마켓 첫 인수… 이커머스 전략에 눈길
  • 유통업계 맞수로 꼽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로 정면 승부한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양자 대결구도가 설정됐기 때문이다. 

    그간 수많은 인수합병(M&A)에서 번번이 맞서왔던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이었던 만큼 이번 인수전은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도 감돈다.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두 그룹의 인수전의 관전포인트를 크게 세 가지로 꼽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두 그룹이 얼마를 배팅했는지다. 

    이베이코리아는 약 5조원대로 꼽혀온 메머드급 M&A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홈플러스가 약 7조2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통업계 역대 두 번째 대형 매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인수에 실패하면 그만큼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지만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재무건전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본입찰에 얼마를 써 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다만 통상 M&A과정에서 최종 인수희망가를 써내는 과정은 총수의 의지로 해석돼 왔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온라인 유통 강화를 한 목소리로 강조해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진출했지만 쿠팡이나 네이버 등의 경쟁자에 비해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에 배팅하면서 다른 투자기회를 잃는 것이 정답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된 유통업계에서 유동성을 모두 이베이코리아에 쏟아 붓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1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2조8616억원,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1조638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에 상당한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서는 과정에서 어떤 아군을 확보했을 지에 시선을 모은다. 

    이미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지분을 교환하면서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만든 상황.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현재까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신세계그룹 보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에 있어 강점이 있는 만큼 제3의 기업 대신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을 필두로 한 계열사 컨소시엄의 구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냐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특성상 자사의 오프라인 상품의 판매와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마켓은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판매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는 직매입 및 직접 배송에 나서는 쿠팡이나 오로지 플랫폼의 기능만 가진 네이버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매장과의 시너지를 창출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마켓, 옥션, G9 등의 오픈마켓이 최근 몇 년간 쿠팡, 네이버에 뒤처져 왔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해 왔던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오픈마켓을 인수하는 것은 유통업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롯데와 신세계가 어떤 밑그림을 그렸는지에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