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자산재평가·배당 확대·사내이사 해임 등 요구 예정주진우 회장 특수관계인 지분 56.2%… 관전 포인트는 3% 룰국민연금 사조산업 지분 4.5%, 누구 손 들어주느냐에 성패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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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산업에서 임시주총을 추진 중인 소액주주연대가 감사위원 선임을 선임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승패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현재 배당 확대 및 자산 재평가, 사내이사 해임 등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실질적으로 승산이 있는 것은 3% 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의 선임 건이다.여기에서는 얼마나 많은 소액주주를 확보하느냐와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11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달 소액주주연대가 주주명부 열람 신청을 거부하자 이에 대한 법적 절차에 나선 것.소액주주연대는 주주명부가 확보 되는대로 소액주주와 접촉해 위임장을 받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르면 8~9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이 이런 행동에 나선 것은 사조산업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앞선 3월 사조산업은 골프장 자회사인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 간 합병을 추진하다가 소액주주의 반발로 인해 합병을 철회한 바 있다. 캐슬렉스제주는 결손금이 420억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오너 3세인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의 사실상 개인 회사다.소액주주연대는 현재 철회됐지만 합병을 추진했던 사내이사에 대한 해임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사조산업이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자산 재평가와 배당확대 등을 주주제안 한다는 계획이다.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사외이사 감사위원의 선임이다. 사조산업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6.2%에 달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주주제안이 주총 표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감사위원의 선임만은 얘기가 다르다.먼저 사외이사 감사위원은 개별 주주가 3%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조산업의 최대주주인 사조시스템즈(26.1%)을 비롯해 주 회장(14.2%), 주 부사장(6.8%), 사조대림(3.9%)의 의결권은 각각 모두 3%로 제한된다.
이 경우 사조산업에서 주 회장 측 의결권은 총합 17.1%에 불과하다. 1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의 지분이 총 38.7%인 만큼 약 절반의 소액주주의 위임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감사위원의 선임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4월 기준 사조산업의 지분 4.45%를 보유 중이다. 이 역시 의결권은 3%로 제한되겠지만 소액주주연대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이 주 회장 일가의 편에 선다면 소액주주연대는 의결권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지만 반대로 국민연금이 소액주주의 편에 서게 되면 15%의 소액주주 지분만 확보해도 승리가 가능하다.이 외에도 소액주주연대는 사외이사 감사위원 3인과 별개로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감사위원의 선임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내이사 감사위원의 경우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모두 3%로 제한되는 탓에 소액주주연대가 보다 유리해진다. 사조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6.2%였다면 의결권은 3.0%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만약에 소액주주연대가 사외이사 3인과 사내이사 1인을 모두 차지한다면 사조산업 이사회의 절반에 가까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주주의 요구를 이사회 결정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셈이다.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미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 3인과 사내이사 감사위원 후보 1인을 모두 확정한 상태”라며 “현재 소액주주 중 약 8%의 위임장을 확보했고 법원에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빠르게 우호지분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국민연금도 최근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의 배임에 가까운 합병안 등을 봤을 때 오너일가 보다는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