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현 0.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정상화'를 언급한 금통위원이 네 명이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금통위가 이주열 총재를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됐는데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긍정적' 신호를 보낸 셈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1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 5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경제 회복세가 확산됨에 따라 금리 수준의 점진적 정상화는 이러한 금융 불균형의 심화를 차단하고 미래 금융불안정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경제회복세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주요국들이 강한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완화적 정책기조 지속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대외환경을 고려할 때 그 부정적 영향은 상당 부분 완충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 금통위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이례적인 수준으로 완화하였던 통화정책 기조의 일부 조정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현재의 완화적 금융여건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중장기 시계에서 부채 증가에 의한 소비제약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저하가 심화되면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면 지금과 같은 이례적 통화 완화기조의 장기간 지속은 향후 금리 정상화 과정의 비용을 더욱 크게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금리는 만장일치로 동결했으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매파의 기세는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가계빚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더이상 지켜볼 수만 없다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특히 한 금통위원은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올해 관리목표로 제시한 연간 5~6%의 증가율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저금리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위험 선호와 수익추구 강화가 금융불균형 누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내부 취약성이 높아진 상황서 대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경기 및 금융의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에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에 따라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위원들도 있었다.
한 위원은 "최근 실물경제 여건이 호전되고 있으나 코로나19와 백신 보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위원은 "인플레이션 하방압력에서 벗어났더라도 한은의 중기적 시계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수준에 미달하는 수준인데다 경기확장의 탄력을 선제적으로 제어할 뚜렷한 이유가 없는만큼 기준 금리를 현 수준인 0.50%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