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공세에 비금융 플랫폼 본격 도전신한은행, 연내 배달앱으로 음식 주문우리은행, 택배 픽업서비스 연내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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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비금융과 손잡고 생활밀착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급속한 기술발전과 경쟁 심화, 본업의 수익성 하락이라는 도전에 직면한 은행들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며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비금융 신사업을 전담할 'O2O(Online to Offline) 추진단'을 지난달 신설해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뱅킹 앱 '신한 쏠(SOL)' 안에 이 플랫폼을 넣어 이르면 올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음식주문 앱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결제수단이 가능한 자체 PG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말 은행 앱 '하나원큐'에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서비스인 '원더카 직거래'를 시작했다. 모바일 기반 차량 명의이전 시스템을 적용해 차량 매도자와 매수자가 중고차 직거래에 합의한 뒤 은행 앱을 이용하면 관공서나 차량등록사업소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고차 직거래를 할 수 있다.

    또 직거래 차량에 대해 보험사고이력 등을 무료로 체크하고 차량 동행부터 정비, 원거리 탁송까지 원클릭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편의점과 연계한 택배 픽업 서비스를 연내 시작한다. 고객이 은행 앱에서 택배를 신청하면 택배사가 방문하거나 지정한 편의점에 물건을 맡기면 택배사가 픽업해가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미술품 투자서비스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부동산금융 플랫폼 '리브부동산'을 출시하고, KB시세·실거래가·매물가격·공시가격·AI(인공지능)예측시세·빌라시세 등 부동산 가격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 KB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을 찾아 보여준다. 

    은행들이 본업 이외 비금융을 접목해 고객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은행업의 수익성이 둔화하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등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은행들 역시 일찍이 은행이 축적한 강점을 바탕으로 비금융사업에 눈을 돌렸다. 영국 로이즈 금융그룹은 주택임대업 진출을 추진중이다. 직접 신축‧기존주택을 매입해 임대자산으로 편입하고 개별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통해 월 임대료를 받는 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WM(자산관리)사업 확장에 나서며 비이자이익 강화에 나섰다. 초고액자산가에 한정돼있던 WM고객을 고액자산가와 대중부유층까지 넓혔다. 또 투자은행 분야에서 축적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내 기업 대상의 WM비즈니스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감안하면 국내은행들도 머지않아 업(業)의 속성이 변하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은행들의 비금융사업이 얼마나 파급효과를 낼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의 수익구조개선을 위해 비금융사업을 허용하는 규제완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혁신적인 미래를 디자인해나갈 수 있도록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와 금융회사간 규제의 불균형을 조정하고, 금융 연계성이 있는 비금융사업의 겸영 허용 등의 규제완화를 해외사례를 참고해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