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前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역할론 풍부한 통상 경험·라이트하이저와 인연도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등에 재기용 관심트럼프 키맨과 아웃리치 나선 김현종도 주목
  • ▲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통상 조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속도감 있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에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로 풍부한 통상 경험을 갖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재기용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에 입후보해 최종 결선에 올랐다. 당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후보에 선호도 조사에서 밀렸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공개서한을 내고 "한국의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그는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효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은 2015년부터 산업부에서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거쳐 외교통상부 경제통상대사까지 역임하며 통상분야에서 한우물만 판 국제 통상전문가다.  특히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한미 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총괄하며 팽팽한 신경전 속 미국 측 돌발 카드와 압박에 대응한 경험이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스타일과 통상전략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통상정책의 키맨으로 꼽혔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와도 직접 협상한 경험이 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미 FTA 재협상 당시  유 전 본부장의 능력을 높이 사며 자리를 제안했다는 후문은 유명한 일화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경제팀 핵심역할에 재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라아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무역 차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관세를 무기로 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설계한 극단적 보호무역주의자로 불린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재기용이 현실화되면 유 전 본부장의 역할론도 대두할 전망이다. 유 전 본부장은 전 정권에서 중책을 맡은 인사이나, 정치적 이해 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관료 출신인데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협상 경험을 갖춘 손꼽히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유 전 본부장도 한국경제인협회의 좌담회에 참석해 라이트하이저와의 협상경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역수지 적자 해소 수단인 동시에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라며 "미국의 일방 조치에도 우리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협상에 나선다면 관세 면제나 우리 요구사항 반영이 가능할 수 있어 정부 협상팀에게 도전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우선순위에 두고 강조해온 관세 정책 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중국산 수입품에는 60%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미 FTA 재협상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라이트하이저와 인연이 있고 한미 FTA 재협상을 총괄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이끌었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향후 거취도 주목받는다. 그는 지난 4월 트럼프의 키맨들과 미국에서 아웃리치에 나선 바 있다. 다만 김 전 본부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지선언 했던터라 재기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관측이나 풍부한 통상경험을 갖춘 만큼 역할론 등 미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응해 통상 조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 등 통상환경의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으로 통상조직 강화가 필요하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명희 전 본부장 등과 같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기용이 필요하다고 보며 미국 통상전문가 등과도 다 적극적으로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