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수요조사에 대부분 핀테크 업체들 신청"미니보험 판매시 수익창출 사실상 불가능…플랫폼 마케팅 주목적"공익성 결여 상품 출시 우려도…"취득 DB, 보험산업 내에서 활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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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생명 블로그 이미지 캡처

    미니보험 시장이 핀테크 업체들의 단순 고객 데이터 취득을 위한 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미니보험사 설립 신청 수요조사에 핀테크 업체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업계에선 이들의 상품이 플랫폼 마케팅을 위한 '미끼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사 설립 수요 조사에 보험사·핀테크 업체 등 10곳이 신청했다.

    금융위는 신청 업체명을 비공개로 했으나, 보험업체 2곳과 핀테크 업체 8곳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신청한 업체를 상대로 컨설팅 작업 뒤 예비허가 및 본허가 신청을 차례로 받을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관련 업체 설립 및 상품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핀테크들의 고객정보 확보를 위한 시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적지 않다.

    기존 보험사들은 인터넷 자회사 혹은 DIY(Do It Yourself)상품을 통해 펫·레저·여행 등 실생활 소액단기보험을 이미 개발해 판매 중이다. 또한 현재 미니보험만 판매 중인 디지털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저조한 상황 속 굳이 해당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결국 자사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인, 관련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행보란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니보험만 판매할 경우 소액 보험료로 손해율을 감당하면서 이득을 보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적자가 이어지며 모기업의 자본확충이 지속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캐롯손해보험 등이 그 예"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전산시스템, 보상망, 상품 개발팀 등등 기본 운영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이역시도 미니보험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핀테크들의 미니보험 진출이 수익성 및 소비자 편의 제고 목적보다는 자기분야와 고객들의 정보 접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토스처럼 핀테크들이 굳이 보험사를 안차리고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며 단체성 계약으로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관련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해당 플랫폼 내 고객 유치와 관련 정보를 확보키 위한 행보로, 보험이 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와 전문가들은 공익성이 결여된 미끼상품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보험업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공익성 측면에서 운영을 해야한다. 때문에 다양한 전국 인프라망과 그에 따른 전문 인력들이 제반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핀테크 기업들의 경우 언택트 환경을 주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 자명해, 상품 퀄리티보다 고객 정보 취득에만 몰두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핀테크 업체들이 미니보험을 팔아 그 데이터로 자기분야 마케팅에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당 데이터들이 보험산업 내에서만 활용, 관련 상품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컨설팅 및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미니보험사 설립 요건 완화를 위한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보험사 설립 요건이던 자본 규모가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하향됐다.

    미니보험의 보험기간은 1년(갱신 가능), 보험금 상한액은 5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