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모델링시장 성장세…2030년 44조대 전망대형사 참여 증가속 제한경쟁입찰 선호 두드러져중견사 입지 축소 우려…"공정 경쟁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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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주택 리모델링시장에 뛰어드는 대형건설사가 늘면서 중견·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입지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사업 대부분이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이 높은 대형건설사가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재개발·재건축사업과 같이 제한경쟁입찰을 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모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조합 설립을 마친 아파트는 72개 단지, 5만389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54개 단지, 4만551가구)과 비교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리모델링시장이 지난해 17조3000억원에서 2025년 37조, 2030년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리모델링사업은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주로 중견·중소건설사의 참여가 활발했지만 정비사업 규제 강화에 따라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건설사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실제로 대형건설사중 리모델링사업에 주력해 온 포스코건설은 2013년부터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1월과 3월 각각 전담 부서를 꾸리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역시 리모델링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중견·중소건설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제한경쟁입찰을 전면 금지한 상황이지만 리모델링사업은 여전히 가능하다. 

    이에따라 다수의 리모델링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제한경쟁입찰을 선택하면서 입찰 참가자격이 점점 높아지고 결국 대형건설사에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다는 게 중견·중소건설사의 주장이다.

    지난 5월 포스코건설이 단독 참여한 용인수지동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해당조합은 제한경쟁입찰 방식을 선택한 바 있다. 입찰 참가자격은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 이내 건설사로 신용등급(회사채) A+ 이상인 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시공자로 선정된 경기 수원시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리모델링사업도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합 측은 신용등급 AA- 이상으로 도급순위 20위내 업체, 입찰보증금 총 40억원중 5억원의 현설보증금 현금납부 등의 요건을 내걸었다.

    오는 8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광교 상현마을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 역시 '2020년 시공능력평가 토목건축분야 5위이내 건설사'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했다. 현설보증금도 입찰보증금(20억원)의 25% 수준인 5억원으로 정했다.

    중견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참여를 염두에 둔 제한경쟁입찰로 그간 리모델링시장에서 많은 역량과 노하우를 쌓아온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같이 제한경쟁입찰 금지를 통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