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물량 미달로 2분기 마다 보상금 발생삼성디스플레이, 일회성 이익 등 영업익 1조 추정올해는 '아이폰12 미니' 부진이 원인'삼성 독점 공급' 리스크에 폴더블 지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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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또 다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아이폰12 시리즈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소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삼성에 일회성 보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매년 '삼성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폰 출하가 주춤했지만, LCD 패널가격 상승에 따라 대형사업의 영업손실이 축소된 가운데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가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계약된 최소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8000억원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운호 IBK투자증건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비수기에 따른 영향으로 연중 저점인 상황이지만, 해외 거래선의 보상금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2019년과 지난해에도 삼성디스플레이에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애플은 통상 3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2분기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2 미니 모델의 판매 부진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12 미니는 5.4인치 화면을 탑재한 기기로, 소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출시됐지만 판매 부진으로 '단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 공급사로 합류한 가운데 BOE도 수리용 패널을 공급하는 등 애플 공급망이 다변화되고 있음에도 삼성디스플레이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애플의 폴더블폰 진출도 늦춰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폴더블폰용 OLED 패널을 상용화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폰용 패널이 양산돼야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이번에도 일회성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폰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만큼 애플이 쉽사리 폴더블폰을 출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