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견사 공급 물량 7000여가구, 전년비 44% 줄어대형사 경쟁 심화 및 공공택지 감소 등 영향브랜드 리뉴얼, 지역주택조합사업 통해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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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 호황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건설사들의 대규모 공급이 예정된 가운데 업계 내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수도권에 이어 지방 분양시장까지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면서 분양 실적에 대한 중견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대건설사의 올 하반기 공급 물량은 약 12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의 경우 가을 이사철에 따라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데다 올해에는 3시 신도시 사전청약이 예정된 만큼 건설사들도 대규모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특히 이달에는 DL이앤씨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 짓는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시장 호황으로 대형건설사들의 분양 실적도 큰 폭으로 뛴 상태다. 특히 서울 지역 부동산 규제에 따라 다수의 대형건설사가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서 올 상반기 10대건설사 중 3곳이 각각 1만가구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 하반기 중견건설사의 공급 물량은 2만가구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견건설사의 공급 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중견건설사들의 7월 공급 물량은 총 7159가구(수도권 2333가구, 지방 4826가구)로, 전년 동월(1만2815가구) 대비 44%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2333가구, 강원 1520가구, 경북 1399가구, 전북 1202가구 등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공급 물량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후부터는 증감을 반복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집중되면서 지방 분양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지만, 대형건설사들이 속속 지방 분양시장에 뛰어들면서 분양계획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부동산시장이 호황이라고는 하지만 지방의 경우 미분양 위험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향후 분양 실적 악화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도 브랜드 리뉴얼 및 지역주택조합사업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한양은 최근 10년 만에 자사 주택브랜드 '수자인'의 리뉴얼을 통해 주택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동아건설도 올 하반기 중 자사 주택브랜드 '파밀리에'의 리뉴얼을 단행할 예정이며, 계룡건설 역시 자사 주택브랜드 '리슈빌'의 리뉴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반 분양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적어 중견건설사의 대표 먹거리로 지목된다. 신동아건설은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 5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앞서 신동아건설이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분양한 '춘천 파밀리에 리버파크'는 전 타입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대형건설사와의 경쟁뿐 아니라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택지의 감소도 중견건설사 분양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에는 LH 사태로 신규 공공택지 발표가 지연되면서 사업에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