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경기확장 속도 둔화·델타 변이 확산 부담주도주·방향성 없는 지지부진한 장세 이어져실적 개선세 기업, 특히 영업이익률 개선폭 두드러진 기업에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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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고치를 연신 갈아치우던 코스피가 최근 뚜렷한 시장 방향성 없이 3200선에서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경기 확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주도주가 없는 박스권 장세일수록 실적을 기반한 종목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83% 상승한 3276.91로 거래를 마쳤다. 한주를 상승세로 마쳤지만 코스피는 이달 6일 종가 기준 3305선을 돌파했던 것도 잠시 이후 줄곧 3200대에서 머물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는 한 달간 2.3% 상승했지만 이달엔 마이너스 상승률(-0.15%)을 보이고 있다.

    시장 주도주도 딱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기업 테슬라나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눈에 띄는 시장 주도주가 딱히 없는 가치주와 성장주 간 순환매 장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0만 전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던 삼성전자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8만1000원~7만9000원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최근의 코스피를 시장 주도주와 특별한 수급주체, 확실한 방향성이 없는 3무(無)장세라고 진단한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빠지는 등 실적과 주가의 불일치도 나타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 등은 "현재 국내 증시의 색깔은 델타변이 못지않게 변종의 형태이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순환매가 빠르고 주도주도 딱히 없다. 실적과 주가의 불일치도 독특하다"고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하반기 실적에 대한 지속 가능성 의심, 카카오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성장주들의 자회사 기업공개(IPO) 이슈 그리고 하반기 대형 IPO를 앞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는 점도 지루한 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는 동시에 이에 대응하는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예상도 매파와 비둘기파 신호가 혼재되자 주식시장이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산발적인 등락반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향성 없는 순환매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 연구원은 "이런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제한된 범위에서의 순환매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종목 간 등락이 게릴라식으로 전개되는 만큼 특정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은 장기간 손실 구간을 견뎌내야 할 상황에 처하기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지수보다는 종목별, 그중에서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기업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기업 상당수는 견조한 수출 모멘텀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승진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224조원으로 연초 예상보다 20% 가까이 늘었다”며 “지수 움직임보다 앞으로 실적이 늘 자동차·배터리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훈 연구원은 "가격 메리트가 확보된 곳으로 지속적 순환매가 진행됨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 간 수익이 저조했던 반도체·화학·헬스케어·하드웨어·증권·조선·자동차 및 부품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두드러진 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원자재와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아 매출 증가 때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개선되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