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적 ‘코딩오류’도 발생… 내부 실수로 ‘접종대상자 분류’ 못해 추진단, “초기 접속자 많아 ‘교착상태’가 서버 마비 원인” 차라리 네이버·카카오 위탁 요청 의견도… 당국 “수용 불가” 방침
  • ▲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은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임에도 ‘서버 마비’가 이어져 국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초기 접속자가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측되는데도 미리 ‘서버 증설’을 해놓지 않고 안일한 대처를 한 것이 원인이 됐다. 

    또한 접종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접속 시 ‘사전예약 대상자가 아닙니다’라고 표기되는 등 기초적인 ‘코딩 오류’도 발생하는 등 아마추어적인 운영 행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결국 전반적 대책이 필요한데, 당국은 접속자가 갑자기 많아지면 서버 과부하를 막을 수 없으므로 예약 시작과 동시에 접속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만 되풀이했다. 

    2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추진단)은 백신 사전예약 먹통 사태와 관련 “전날 오후 20시 만 53~54세 백신 사전예약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가 많아질 것을 우려해 클라우드 서버 4개를 통해 대응하려 했지만 예상치보다 접속자가 많아 ‘교착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사전예약 시스템을 중단시키고 22시까지 클라우드 서버를 총 10개로 늘리는 작업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서버 증설 이후에도 다소 접속 지연이 있긴 했지만, 그 전보다는 수월한 예약이 가능했다. 

    애초에 예상되는 초기 접속자 수를 예측해 사전에 서버 증설을 했으면 ‘먹통’ 사태를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추진단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초기 접속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으로 일관했다. 

    ◆ 우회 예약 막겠다면서 또 ‘허용’

    또 사전예약 과정에서 접속지연이 지속돼 ‘뒷문 예약’이 횡횡하고 있는데, 즉각적 대처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지난 14일 관련 문제를 포착했으나 정식 예약으로 허용했고 추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19일~20일 예약과정에서도 비정상 접근을 통한 예약이 진행됐다. 이 조차도 허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구체적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우진 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특정 입력어를 쓰면 우회경로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통보받았지만 사실 우회인지 정상 예약인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우회 예약도 정상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의 경우 비행기모드와 관계된 예약방법이 인터넷 상에 떠돌았는데 해당 문제는 즉각 처리했다”며 “앞으로 발생할 비정상적 예약은 그때그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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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적 ‘코딩오류’… 밤새 기다린 대기자는 ‘울화통’

    앞서 언급한 내용은 초기 접속자 ‘과부하’라는 한계와 기술적 대처 능력이 떨어져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추진단 내부의 실수로 접속 대기자가 허탕을 치는 일도 발생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20일 새벽 3시부터 아침 9시까지 코딩오류 때문에 53~54세 예약이 되지 않았다.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접속 시 ‘사전예약 대상자가 아닙니다’라고 표기되거나 ‘21일 20시 이후 예약하라’는 안내 문구도 나왔다.

    정우진 팀장은 이 문제와 관련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예약대상자 일정에 따라 예약 시 매번 개통을 하며 조금씩 바꾸다 보니까 소스코드들을 정교하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코딩오류로 불편을 겪었던 만54세 A씨는 “오후 8시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백신 예약을 하기 위해 휴대폰만 보고 있었는데 대상자가 아니라고 나오니 답답한 미칠 지경이었다”며 “꼼꼼하게 살피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니 더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당국의 잦은 실수가 이어지고 있으니 차라리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 예약을 위탁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 팀장은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예약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서버 접속 부하 문제는 해소되는 게 근본적으로 어렵다”며 “개인정보보호나 예약 일정 촉박으로 타사에 개발 요청을 하는 것은 시간이 걸려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