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H 지주사 체제 개편에 무게… "견제와 균형 가능""모·자회사 분리 긍정적… 최적의 시기 고려해야""통제장치 외부에 있어야… 내부거래 가능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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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조직개편과 관련 주거복지 부문(모회사) 아래 토지·주택 부문(자회사)을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회사는 자회사를 감시·감독하는 한편, 전반적 주택사업계획도 수립할 수 있어 견제와 균형 회복 및 주거복지 기능 강화 등을 이룰 수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H 조직개편 취지에는 긍정적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구체적 방향에 대해선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국토교통부는 28일 LH 조직개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부는 LH 혁신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지난달 제시한 3가지 조직개편 방안을 소개했다.구체적으로 ▲토지부문과 주택·주거복지부문 분리(1안) ▲주거복지부문과 토지·주택부문 분리(2안) ▲주거복지부문 아래로 토지·주택부문을 자회사로 분리(3안) 등이다. 정부는 이중 3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3안에는 모회사인 주거복지부문에 사업 기획을 총괄 조정하는 사업계획실을 신설하고, 자회사인 토지·주택 부문을 감시·감독하는 준법감시위원회도 설치해 운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모회사는 자회사의 업무 감사, 자료제출 요청, 시정조치 요구 등 지도·감독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3안은 '견제와 균형회복', '공공성 강화', '차질없는 정책 추진',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한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국토부는 전했다.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봤을때 3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이번 투기사태가 개발사업부문에서 많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개발사업을 자회사화하고 모회사에 사업계획실과 준법감시위원회를 둬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주거복지 기능 강화 차원에서도 모회사가 주택공급과 관련해 전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3안도 새로운 방식이라 우려하는 부분들은 잘 따져봐야 한다. 다양한 의견과 2차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중 다수는 LH 조직개편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부가 제시한 내용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우선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정부가 강조한 3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속한 개편보다는 시기적 상황 등을 고려해 점진적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공공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만큼 LH 조직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3안은 주거복지 부문을 모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LH의 존립 이유가 국민 주거복지 향상에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또 모기업인 만큼 주거복지 부문에 더 많은 권한과 자원이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모회사와 자회사로 분리되면 CEO도 2명이 되면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조직개편과 조직슬림화를 동시에 진행할 경우 내부 구성원의 저항도 있을 수 있고, 내년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어떤 변화를 겪을 지 모르기 때문에 단계를 나눠 최적의 시기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백인길 대진대 교수는 "3안의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가 결국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감시 기능이 흐지부지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통제장치는 외부에 있어야 한다"며 "LH 혁신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복지 부문인데 이것만 떼어낸다고 해서 원활하게 수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성시경 단국대 교수 역시 "공공기관 가운데 모회사가 자회사를 통제하는 구조는 거의 없다"며 "3안의 경우 모회사와 자회사간 내부거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한편 당장의 조직개편보다 주거복지 및 균형발전 강화를 위한 구상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김현수 단국대 교수는 "과거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하던 시기와 앞으로 15년 후는 정말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주거복지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엄청난 요구가 있을 텐데 LH 조직개편은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 비전을 감안해 진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