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등 온라인 인력 이커머스사업부로 통합신규 셀러 확대 위한 수수료 0% 감면 성과도 본격화힘 실리는 나영호 롯데온 대표 체제
  •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정비에 나선다. 롯데쇼핑 통합몰인 롯데온(ON)에 과감하게 힘을 실어주면서 독자생존의 전략을 모색하기로 한 것.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부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이날부로 시행되는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이달부터 백화점, 대형마트사업부 등에서 각각 운영되던 온라인 관련 인력을 이커머스사업부로 재배치 발령했다. 그동안 롯데온의 운영만 이커머스사업부에서 맡고 각 사업부 소속 인사들이 각 사업부의 판매를 맡았던 시스템이 이커머스사업부로 일원화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오프라인 유통 중심의 롯데쇼핑에서 이커머스 조직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조직은 흡수합병된 계열사 롯데닷컴이 뿌리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의 주축인 백화점 분야 전문가가 이커머스 전략을 주도하면서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에서 영입된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는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내부 정비를 시작으로 그가 독자생존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리라는 관측이다. 

    실제 롯데온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이자 2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섰고 네이버와 쿠팡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롯데온의 점유율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지난 1~2분기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의 매출이 반짝 회복되기도 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예고됐다는 점도 변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예상과 달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독자적 생존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쟁사에 앞다퉈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롯데쇼핑도 롯데온의 성장을 위한 상당한 투자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롯데온은 지난달까지 일부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상품 경쟁력을 높여왔다. 롯데온이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신규 입점 셀러에게 판매수수료 0%를 제공하는 행사가 대표적이다. 상품 구색을 늘리기 위해 과감하게 수수료를 포기하고서라도 판매자를 모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롯데온의 하반기 실적은 나 대표의 시험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영호 대표는 취임 직후 “롯데그룹은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을 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그것을 저와 우리 이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자신한 바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각 사업부 온라인 담당의 조직개편으로 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당분간 조직안정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눈에 띄는 변화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