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폭염, 태풍 등 이유로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채소, 과일, 라면 등 가공식품까지 줄줄이 인상유통업계, 사전 매입과 직거래 등으로 가격 유지
  • ▲ 장마와 폭염, 태풍 등 악재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데 이어 라면, 즉석밥,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마저 올라 식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연합뉴스
    ▲ 장마와 폭염, 태풍 등 악재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데 이어 라면, 즉석밥,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마저 올라 식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연합뉴스
    "계란 1판(30개)이 7100원, 수박 1통에 2만5000원이 넘어요. 과일과 채소, 반찬 몇 가지 구매했는데 10만원이네요. 물가가 정말 무섭습니다."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만난 주부 A씨는 계산을 마친 후 영수증을 들여다보며 혀를 찼다. 불과 한달 전과 비교해도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장마와 폭염, 태풍 등 악재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데 이어 라면, 즉석밥,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마저 올라 식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8월에도 배추 등 채소류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도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장바구니 물가정보를 살펴보면 시금치(69%), 건고추(50%), 무(12.1%) 등의 농산물 가격은 지난주에 비교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채소류 가격 오름세에 이어 과일 가격도 폭염의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박 한 통의 소매가격은 2만5335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7.7%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만8000선이었음에도 3만원을 넘어선 곳도 있었다.

    배는 10개 기준 5만3206원으로 지난해보다 49% 올랐다. 후지 10개 기준 3만1869원을 기록한 사과는 36% 오른 수준이다. 특란 중품 한판(30개) 가격은 7263원으로 1년 전보다 41.1% 비싸다.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오뚜기는 라면값을 평균 11.9% 올렸고, 해태제과는 홈런볼 등 과자 5종의 가격을 10.8% 인상했다. 16일부터 농심 라면 값도 평균 6.8% 오른다.

    소비자들은 당장 추석이 두렵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힘겨운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까지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상승률은 10년 만의 최고치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 안정돼도 한번 올린 가공식품 가격을 다시 내리는 일은 거의 없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계속될 예정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유통업계는 사전 매입과 산지 직거래 확대, 협력사와의 협업을 통해 추석 전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다는 각오다. 

    특히 계란·수박 등 가격 상승세가 높은 상품은 지속적으로 최저가 수준을 유지해 높아지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힘쓴다는 각오다.

    SSG닷컴은 15일까지 장보기 특화 행사를 진행한다. 최대 50% 상품 할인을 비롯해 할인 쿠폰 발급, 카드 청구 할인, 신세계포인트 할인 등을 통해 물가 안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25일까지 먹거리, 생필품 등 인기 상품들을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