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유출' 우려 커지자 수정 제안육상노조 투표 돌입… 자정께 윤곽"육상-해상 갈라치나" 불만도해상노조 조정 불발시 물류대란 불가피
  • ▲ HMM 프레스티지호
    ▲ HMM 프레스티지호
    HMM이 임금 인상폭을 놓고 노사 갈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측이 먼저 향상된 협상안을 제시했다.

    18일 HMM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육상노조를 상대로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500%를 제시했다. 기존 임금 5.5%와 격려금 100%에서 진일보한 조건이다. 임금인상폭은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지만 격려금은 크게 늘었다. 다만 사측은 500% 격려금 중 300%만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200%는 올해 실적이 최종 정리되는 내년 2월 지급키로 했다.

    올해 실적이 영업이익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격려금(성과금) 지급은 늘리는 한편, 향후 영업전망 변동성과 부채상환 등을 고려해 임금인상은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조 측은 이에따라 이날 자정까지 사측 제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하지만 사측 기대만큼 호의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해상노조를 대상으로 조정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MSC 등 해외 해운기업의 인력 빼가기가 노골화되는 가운데 육상 노조에 먼저 협상카드를 내민 저의가 의심된다"며 "파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갈라치기 꼼수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임금 8% 인상안은 노조가 제시한 25% 인상에 턱없이 못미치는 인상폭이다. 사측이 외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한 조사결과에도 최소 11.8%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1500여명 규모의 HMM의 평균 연봉은 6100만원 수준(계약직 포함, 임원 제외)이다. 2013년 이후 8년간 동결을 반복하다 올해 2.8% 인상이 이뤄졌다. 특히 전체 직원 중 연봉 5000만원 이하가 60%에 달한다. 노조 관계자는 "고연봉 장기근속자들이 많은 회사도 아니어서 실제 임금 인상폭도 크지 않다"라며 "저연차 저연봉 젊은 선원들이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배를 타는데 생계걱정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 측은 찬반투표 결과와 해상노조 중노위 조정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파업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2.8% 인상에 그친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찬성률은 97.3%였다. 실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경우 파업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HMM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889억원으로 전년동기(1387억원) 대비 901% 증가했다. 매출은 2조906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751억원) 대비 11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105억원으로 649% 증가했다. 세계적인 고운임 추세에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