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물론 대규모 외식업체도 못 버텨길어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소재 음식점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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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된 가운데 음식점과 카페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10시까지에서 오후 9시까지로 강화됐다. 외식업계는 길어지는 고강도 거리두기에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20일 정부는 현재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다음 달 5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3단계인 비수도권도 2주간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된다.

    4단계 지역에서 음식점과 카페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10시까지에서 오후 9시까지로 더 강화됐다. 다만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2인 제한에 대해서는 식당·카페에 한해 백신 접종 완료자 2인을 포함한 4인 모임까지 허용하도록 완화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2차 백신까지 접종을 마친 뒤 면역 형성 기간인 14일이 경과한 사람을 의미한다.

    연일 수그러들지 않는 확진자 증가세를 잡으려는 조치지만, 외식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식업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사실상 가장 강력한 제한을 받는 업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후 9시까지 제한은 사실상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거리두기가 지속되면 소상공인의 경우 사실 휴업이나 폐업이 가장 옳은 선택지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8월 합산 매출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에는 평균 7919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균 4234만원(전년 대비 46.5% 감소)을 기록했다. 

    매출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으로 소상공인의 89.6%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지적했으며, 그 다음으로, ‘소비 심리 위축’(6.0%) 등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으로 지적됐다.

    올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소상공인 300개사(숙박업, 음식점업 종사 각 15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긴급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 중 67.3%가 올해 7∼8월 매출이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감소(‘40% 이상 60% 미만’ 감소 33.3%, ‘60% 이상’ 감소 34%)할 것으로 예상했다.

    4차 대유행 확산 이전까지 방역 수칙 완화 움직임과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당초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은 올해 7∼8월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6.4% 증가(4594만원), 지방 소재 소상공인은 전년 대비 약 12.5% 증가(5143만원)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또한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영업의 어려움으로 소상공인의 57.3%는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소재 소상공인의 58.6%(심각하게 고민 27.1%, 고민하고 있음 31.5%), 지방의 55.8%(심각하게 고민 20.3%, 고민하고 있음 35.5%)가 휴·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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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현 기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단체 움직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역지침 저항운동 현수막을 제작하자",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모임 집회 성사되면 가게 닫고 나가겠다", "매번 자신이 없었는데 이제 못 견디겠다, (모임에) 나가겠다", "이젠 정말 화가 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미 한달을 훌쩍 넘긴 수도권의 4단계 조치에 자영업자들은 물론 대규모 외식업체 역시 휘청이고 있다. 삼양사가 지난해 외식 브랜드 '세븐스프링스' 사업을 접었고, 파파이스도 국내에서 철수했다. 

    한식뷔페는 사실상 브랜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이랜드이츠 자연별곡 매장 수는 4개,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1개,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1개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2017년 54개까지 늘어났던 매장이 2018년 29개, 2019년 15개, 지난해 6개, 현재 1개만 남았다.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은 2017년 44개에서 2018년 43개로 줄더니 2019년 41개, 지난해 15개, 현재는 4개로 줄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역시 2017년 15개까지 매장을 늘렸지만 2018년 12개에 이어 지난해 5개까지 축소되다 현재 1개만 운영 중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얼마나 더 폐점이 이어질지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에 당분간 완화 조짐이 보이지 않아 추가적인 외식업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