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라면 수출량 22만3856톤, 올해 역대 최고치 찍을 듯주요 수출국 중국·미국라면업계 틈새시장 '할랄' 국가 노리며 수출 본격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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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라면 수출 또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 삼양, 오뚜기 등 국내 라면기업들은 중국, 미국 등 주요 수출국 외 세계 인구 25%를 차지하는 할랄 시장을 공략하며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31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라면 수출량은 22만3856톤, 금액은 9억376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총 수출량(24만4207톤), 금액(9억5240만3000달러)에 근접한 수치다.업계에서는 올해 라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수출국 1위는 중국이다. 9월까지 수출량은 5만2839톤에 달한다.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국은 미국으로, 9월까지 수출량(3만727톤)이 이미 지난해 총량(2만7180톤)을 뛰어넘으며 K-라면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입증했다.라면업계는 본격적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중이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 등의 채널을 확장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세계 인구 25%에 달하는 '할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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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경우 대표 제품인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총 46개 라면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았다.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40여개 국가에 할랄 제품을 수출 중이다.농심은 2011년부터 부산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할랄 전용 라인으로 구축해 생산 중이다.할랄 기준에 맞지 않는 일부 동물성 성분을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거나 할랄 기준에 맞는 도축 과정을 거친 재료를 사용하는 등 일부 원재료 변경 외에는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농심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할랄 인증 제품을 출시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중동과 동남아 외에도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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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할랄 시장 개척에 나선지 오래다.삼양식품은 세계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이 살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 KMF(한국이슬람중앙회)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또 KMF 할랄이 교차 인증되지 않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MUI 할랄을 취득했다. 당시 국내 라면 업체 중 MUI 인증을 받은 건 삼양식품이 최초였다.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된 2016년 말부터 할랄인증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빠르게 진출했다.특히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와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빠르게 확대됐다.매운맛, 면 제품에 익숙한 현지인들의 식문화와 함께 할랄인증을 받은 식품이라는 점이 주효했다.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수출 초기부터 연평균 100억~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지역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규모가 큰 삼양식품의 전략 시장이다.할랄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한 삼양식품은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 아랍에미리트 ESMA 할랄을 추가로 취득하고, 2021년 현지 유통업체(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와 독점 공급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중동 지역에 본격 진출했다.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주변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중동 1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현재 원주공장 기준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 수는 KMF 377품목, MUI 60품목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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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역시 할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 공장에서 할랄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베트남 공장 할랄 인증을 획득한 후 인도네시아에 라면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업계 관계자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국 가운데 금액 기준 1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중요한 국가인 데다 말레이시아는 라면 수출 5위국으로 집계됐을 만큼 무슬림 국가는 국내 라면업계에 경쟁력 있는 무대"라며 "할랄 인증을 마친 국내 라면기업의 입지 확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