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지난주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다.
2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3.32달러 상승(5.32%)한 65.64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72달러 오른 66.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3.57달러 증가한 68.7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WTI 가격은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9년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WTI 낙폭만 8.9%에 달했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는 봉쇄조치가 내려졌고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지표는 약세를 보였다.
다만 월가에서는 유가 낙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하락세가 지표 악화보다는 투자 심리 탓이며 미국의 원유 재고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코메르방츠는 보고서에서 "가격 약세가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펀더멘털 약화보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는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달러는 유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제로(0)에 그쳤다는 소식도 유가 반등을 이끌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블루라인퓨처스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제로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가에 순풍을 불러왔다"며 "이는 코로나19 터널 끝에 빛을 보여주는 동시에 수요 전망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달러화가 최근 고점에서 후퇴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을 전반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