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57%, 진에어 139%연말까지 50% 아래로 낮춰야미개선 시 국토부 시정명령·면허취소 위기
  • ▲ 텅 빈 인천공항 ⓒ 연합뉴스
    ▲ 텅 빈 인천공항 ⓒ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장은 뚜렷한 대책이 없어 무상감자,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으로 상황을 버텨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제주항공의 자본잠식률은 약 58%로 나타났다. 부분 자본잠식 상태로, 연말까지 50% 아래로 내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같은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시정명령을 내리며, 이후에도 개선이 어려우면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751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712억원을 냈다. 2019년 2분기부터 적자가 이어져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이 크게 불어났다. 최근 기준 결손금은 3330억원 가량이다.

    제주항공은 상황수습을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액면가 감액(5대 1) 방식의 감자 후 21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상감자 시 자본금이 1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줄어 잠식률을 낮출 수 있다. 이후 유증은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참여한다.

    진에어도 최근 재무상태가 심각해졌다. 상반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139%에 달했다. 진에어는 올 2분기 634억원의 매출과 488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 분기 5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해 올 상반기 누적 적자만 1000억원 대다.

    진에어는 올해 말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다. 유증에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75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발행한다.

    타 LCC도 상황은 다를 바 없다. 에어부산의 최근 기준 자본잠식률은 29%대로 집계됐다. 에어부산도 다음 달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또 다른 아시아나 계열 LCC인 에어서울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에어서울은 현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신생 LCC는 더욱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12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시장 조달이 어려워 주원석 대표가 직접 사재를 출연했으며 오는 9월에는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낮춘다.

    에어로케이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청주~제주 노선에 취항한 에어로케이는 100억원 대 사업 자금 조달을 계획했지만 딱히 진척이 없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최근에는 경영권 매각 추진 소식까지 들려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객 외 대체사업이 없는 LCC의 경우 시장 회복과 정부 도움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현재의 자금난은 대형, 소형사할 것 없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