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7200억원 규모 CB 주식 전환 계획지분율 71.69% … 지분가치 12조2000억2023년 매각 당시 6.4조 논의 … 두 배↑하반기 정부 지분율 낮춰 재매각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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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민영화 작업이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남은 보유 영구채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분 확대와 주가 상승이 맞물리며 정부 지분가치도 2년 새 2배 이상 증가, 새 주인 찾기도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14일 HMM에 따르면 이달 23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7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한다. 만기에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이번 주 내 CB 전환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정부의 HMM 보유 지분율은 기존 67.05%에서 71.68%로 커진다.이번 CB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마지막 영구채 물량이다. 2년 전 매각 추진 당시 정부의 남은 영구채 물량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인수의향자와 설왕설래한 점에 비춰 이번 주식전환을 통해 잠재 리스크는 해소하는 셈이다.산은과 해진공은 전환가액 5000원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며 2021년, 2023년, 2024년에도 주식전환청구권을 적극 행사해왔다. 이에 2020년 16% 수준이던 정부 지분율은 현재 70%에 육박했다.정부는 마지막 영구채 주식 전환 이후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HMM 매각 작업이 재추진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율이 70%를 넘어서게 되면서 매각이 추진됐던 2년 전보다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지난 2023년 11월 산은과 해진공은 HMM 보유 지분 57.9%를 매각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했다. 당시 HMM의 시가총액 10조8000억원 기준 정부 보유 지분가치는 6조25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가는 8조원 가량으로 추산됐다.그러나 실제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6조원대서 논의가 오갔다. 정부가 유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눈높이를 낮췄고, 동원과 하림이 6조3000억~6조4000억원의 인수 희망가를 써내며 유효 경쟁이 성립된 바 있다.현재 HMM 시총은 11일 종가기준 17조원을 웃돈다. 이를 기반으로 영구채의 주식 전환 이후 정부 지분가치는 주식 희석가치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할 시 현재 11조41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확대된다. 2년 전 6조원대에 논의됐던 매각 가격이 두 배 불었다.업계에서는 정부가 매각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HMM에 대한 지분율을 낮춰 인수자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진행된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은 경영권 문제를 놓고 대주주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매수를 포기했다.업계 관계자는 “10조 이상의 가격을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는 곳은 전무하다”며 “인수금융을 활용하더라도 ‘승자의 저주’를 막기 위해선 정부 지분가치가 더 낮아져야 한다. HMM이 보유 현금을 활용해 대주주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고 전했다.HMM의 SK해운 인수 여부도 매각의 변수로 지목된다. SK해운 전체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평가된다. HMM은 LNG 사업부를 제외하고 탱커선, LPG선, 벌크선 등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으로, 2조원대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최종 계약 여부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