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오는 27일부터 주 7일 시행 유력택배노조, 17일 한진 본사 앞 기자회견"주 7일 배송 강행 시 전면 거부 투쟁"CJ대한통운 사례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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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노조가 17일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김재홍 기자
㈜한진이 쿠팡, CJ대한통운에 이어 주 7일 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택배노조 측은 택배기사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진이 CJ대한통운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주 7일 배송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택배노조는 ㈜한진이 오는 27일부터 주 7일 배송을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택배노조는 “지난해부터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이달 초쯤 주 7일 배송 시행일이 이달 27일로 확정됐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한진 측은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정식으로 추진을 하게 된다면 대리점연합회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답변했다.한진택배대리점협회(한대협)가 최근 소속 택배기사들에게 공지한 내용을 보면 실제로 이달 27일 시행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오문우 한대협 회장 명의의 공지를 보면 “한대협과 회사는 그 누구보다 택배기사 옆에 서 있으며, 그래서 한 팀”이라면서 “2025년 4월 27일 일요일, 결품 없는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며, 진짜 배송 한 번 보여주시죠”라고 되어 있다. -
- ▲ 한대협이 공지한 내용 중 4월 27일 관련 부분. ⓒ택배기사 커뮤니티
만약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시작한다면 쿠팡, CJ대한통운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택배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으며, CJ대한통운도 올해 1월 5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했다.택배기사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진이 주 7일 배송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최근 들어 파다했다”면서 “대형 클라이언트들이 한진에 주 7일 배송을 요구했다는 설도 있었다”고 말했다.한대협의 공지를 보면 “우리의 주요 고객은 C사(CJ대한통운으로 추정)와 같은 주 7일 배송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우리의 물량, 우리의 사업장이 사라질 수 있어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했다”는 취지의 내용들이 기술됐다.한진이 주 7일 배송 움직임이 뚜렷해지자 택배노조는 졸속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이날 한진 본사 앞에서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 건강권, 휴식권 보장 없는 주 7일 배송 강제시행 반대한다”면서 기자회견을 가졌다.택배노조는 “사측이 외부에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발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대리점들을 통해 이달 27일부터 휴일배송 강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휴식권 문제도 모두 ‘대리점에서 알아서 해라’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노조는 한대협에 주 7일 배송과 관련해 자율성 보장, 불이익 처우 금지 등의 내용이 반영된 협약을 요구했지만 한대협은 이를 거부했다”면서 “한진은 종사자들을 전혀 존중하고 있지 않으며 ‘시대착오적 불통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 ▲ CJ대한통운이 언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택배기사 커뮤니티
업계에서는 한진이 CJ대한통운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CJ대한통운에 비해 택배기사 1명이 커버해야 하는 영역이 2~3배에 달한다”면서 “CJ대한통운보다 안착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과 논의를 진행해 12월 말 10차 교섭에서 기본협약 잠정안을 마련했다.이후 잠정안은 조합원 총투표에서 94.3%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올해 1월 15일 택배기사 휴식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양측이 수 개월 동안 논의했음에도 일부 쟁점들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적인 대화가 필요한 상태다.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관련,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합의를 해도 이런데, 만약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강행한다면 과로 노동이 급증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만약 한진이 노조와의 협의 없이 졸속으로 강제 시행한다면 노조는 주 7일 배송 전면 거부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